한국당 인재영입은 人災영입인가

2019-11-05     경북도민일보
자유한국당의 인재영입을 놓고 말들이 많다.

한국당은 최근 1차 영입인사라며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 등 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황교안 대표가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박찬주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사건’ 등에 따른 당내 반발로 1차 발표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박 전 대장은 4일 기자회견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려했지만, ‘삼청교육대’ 발언으로 오히려 혹 떼려다 혹을 하나 더 붙인 셈이 됐다.

문제는 박 전 대장을 제외한 1차 영입 명단이 발표되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백경훈 대표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016년 입당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지역 구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입은 내부인사가 아닌 외부인사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미 당원으로 활동하는 인물을 청년인재로 영입한 다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더구나 김용하 교수는 지난 2013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나이가 들어서 65살이 돼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면 인생을 잘 못 사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폄하 발언에 버금가는 ‘막가파’ 발언이다. “어떤 공격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더 강한 야당, 이기는 야당, 역량있는 야당이 되기 위해 많은 인재를 모셔올 것”이라는 황대표의 안이한 인식은 더 큰 문제다.

‘더 강한 야당, 이기는 야당, 역량있는 야당’을 위해 기존 당원을 영입(?)하고, 노인폄하 발언 교수를 영입한단 말인가.

한국당의 인재영입 논란은 결국 당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의 정의당 입당 소식은 한국당 인재영입 논란 악재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됐다. 있는 한국당 지도부가 당내 인재도 못 지키고 다른 당에 빼앗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자스민 전 의원은 이주 여성 출신으로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 키즈’로 불린 이준석, 손수조 등과 함께 자유한국당의 새피로 수혈되며 새 바람을 일으켰다. 20대 총선에서는 가난해서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대구 방촌동의 냄비공장에서 일했던 ‘흙수저’ 성공신화 인물인 김규환 대한민국 품질명장이 깜짝 발탁됐다. 국회의원 뱃지를 단 김규환 의원은 현재 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법조당’, ‘고관대작당’의 이미지를 가진 한국당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당의 21대 총선 인재영입에는 15대 총선의 김문수·이재오·홍준표, 19대 총선의 이자스민·이준석·손수조, 20대 총선의 김규환 카드처럼 참신함이 없다. 감동도 없다. 오직 논란만 있는 인재(人災)영입이 되고 있다. 오죽 하면 전직 당대표까지 나서 비난의 화살을 던졌을까.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총리·판사·검사장 등 고관대작하면서 누릴 것 다 누리고 정치는 아르바이트나 노후 대책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인재라고 영입하니 국민정서에 동 떨어지고 ‘웰빙 정당’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홍 전 대표의 “주변에 당을 위해 헌신한 당직자도 있고 국회의원보다 뛰어난 보좌관도 있고 재야에 있는 운동가 등도 즐비하다”는 말을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고관대작 위주의 참신함과 감동이 없는 인재영입은 차라리 안하는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