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영남·강남 ‘중진 용퇴론’ 점화

김태흠 의원, 기자회견 열어 “3선 이상 용퇴·험지 출마” 촉구 TK 4명 포함… 총 16명 대상 野 혁신·물갈이 신호탄 될 듯

2019-11-05     손경호기자

자유한국당 재선인 김태흠 국회의원이 5일 영남권과 강남 3구 3선 이상 용퇴를 주장하며 인적쇄신론에 불을 붙였다.

친박계인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의 혁신을 위한 고언’ 기자회견을 갖고 “영남권, 강남 3구 등 3선 이상 선배 의원들은 정치에서 용퇴를 하던가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이 용퇴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기준에 포함되는 TK 중진 국회의원은 대구 주호영(4선), 경북 강석호·김광림·김재원(이상 3선) 등 4명이다. 부산·울산·경남과 강남 3구까지 포함하면 모두 16명에 이른다.

김 의원은 “모든 현역의원은 출마 지역, 공천여부 등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의 결정에 순응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원외 전·현직 당 지도부,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도 예외는 아니다”면서 “당의 기반이 좋은 지역에서 3선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면 대인호변(大人虎變, 큰 사람은 호랑이와 같이 벼변한다)의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자세로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영남권 출마 움직임이 있는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김 의원은 “당 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고 현역의원을 포함한 당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환골탈태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북지역 한 의원은 “영남권 용퇴론을 주장하기에 앞서 친박계로 박근혜 정부에서 호가호위했던 김태흠 의원 자신이 먼저 불출마를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현역 의원 입에서 중진들이 솔선수범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험지로 출마하도록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옴에 따라 총선을 앞두고 ‘중진 물갈이론’이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