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 조선시대 팔공산 담은 ‘수안전모첩’ 발견

동화사·파계사 옛모습 기록

2019-11-25     정운홍기자
수안전모첩에

한국국학진흥원은 최근 ‘영남 선비들의 여행’이라는 기획전을 준비하면서 귀중한 시화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책자의 이름은 ‘수안전모첩’으로 ‘눈에 들어오는 대로 묘사해 그리다’는 뜻이다. 크기는 가로 19.5cm 세로 28.5cm이며, 면수는 표지를 포함해 모두 14면이다. 시 작품이 37편 실려 있으며 그림은 △선사도 △천석재도 △동화도 △파계도 △가산성전도 등 5점이다.

이 책자는 조선말기 달성 하빈에 살던 선비 화가인 박승동(朴昇東)이 1879년 4월 친지들과 9박 10일 간의 팔공산 여행을 하면서 남긴 기행일기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시와 그림, 글씨가 한데 어우러져 영남지역 선비들의 풍류 양상을 보여주며 특히 그림 5점은 140년 전 동화사·파계사·가산산성 등의 모습에 대한 기록화적 성격을 지닌다. 또한 37편의 시 작품에는 선비와 승려, 다동(茶童)이 참석해 석별을 표현하는 등 기행시로서의 독특한 문학적 양상이 돋보인다.

수안전모첩에 담긴 그림들을 살펴보면 동화사와 파계사를 중심 배경으로 그린 ‘동화도’와 ‘파계도’의 경우 층층의 기암절벽이 매우 인상적이다. 공간의 여백이 많으며 필묵의 사용 방식이 빠르고 힘찬 필선을 구사했다. 그림의 하단에 나무다리와 그 위의 유람객이 담소를 나누며 무언가를 가리키는 모습은 수묵 산수화에서 자주 이용되는 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