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혈관 ‘500배’ 빨리 찾는다

초고해상도 광음향 현미경 김철홍 포스텍 교수팀 개발 심혈관 질환 진단·치료 도움

2019-12-10     이예진기자
기존 광음향 현미경 속도보다 500배 빨라진 초고해상도 광음향 현미경으로 ‘막힌 혈관’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김철홍<사진>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와 연구팀은 최근 자체 제작한 맞춤형 스캐닝 미러를 장착하는 고속 광음향 현미경 시스템을 네이처의 국제학술지 ‘빛:과학과 응용’을 통해 제안했다.

이 현미경은 갈바노미터 스캐너를 사용하는 기존의 광음향 현미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체내 적혈구의 흐름만으로 혈관이 막히거나 터진 부위를 찾아낼 수 있다.

광음향 현미경은 레이저를 쏴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광에너지가 열로 변하는데 이때 진동을 유도해 세포나 혈관, 조직을 이미징하는 원리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광음향 현미경은 특정 영역대의 광파장만을 스캔하기 때문에 좁은 부위만을 관찰할 수 있고 영상 이미지를 만드는데 시간적인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광음향 현미경 시스템은 맞춤형 스캐닝 미러를 기존 현미경에 적용함으로써 광음향 초음파까지 스캔할 수 있다.

또한 영상을 얻기 위해 혈관을 잘 보이게 하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체내의 적혈구를 이용해 미세혈관을 볼 수 있다.

기존 광음향 현미경과 비교해 속도가 500배 빨라졌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지화 영상처리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초고해상도 영상에 성공했고 이로 인해 공간해상도는 2.5배 향상됐다.

특히 이 시스템은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 광음향 현미경 시스템은 혈액이 흐르는 혈관을 실시간으로 이미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긴급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혈관 질환에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미세혈관 내의 혈류역학을 직접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혈역학적 반응, 혈관 내 조영제 역학, 미세순환기 이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철홍 교수는 “이번 광음향 현미경 시스템으로 살아 있는 쥐의 귀, 눈, 뇌의 미세혈관 및 사람 표피영상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며 “기존의 뇌 영상 시스템에 대한 보완 도구로서 전임상과 임상단계 연구로도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명품인재양성사업, 한국연구재단 파이오니어사업, 기초과학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