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 보세~” 명품새마을운동 세계화에 앞장선 청도

정부 새마을운동 제창한 1970년 4월 이전 50년대부터 청도읍 신도리·화양읍 합천리 운문면 방음리서 새마을운동 활발히 시행 새마을개발 국제학술대회·새마을 세계화사업 새마을대학 등 주요 새마을 모범사업 추진

2019-12-17     최외문기자
“임자, 잠깐 기차 세워!”

“예?”

수행원은 갑작스런 대통령의 말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내가 뭐 좀 봐야겠어. 뒤쪽으로 후진시켜”

기차가 멈춰선 곳은 경북 청도의 한 작은 마을, 신도리였다. 경부선 철로변에 위치한 아담한 농촌마을이었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본 신도리는 달랐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홍수로 무너진 제방복구와 마을안길을 보수하고 있었다.

“기왕 마을을 복구할 바에야 좀 더 잘 가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보자고 마을총회에서 결의를 했습니다. 주민들이 하나같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이 말은 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가 번졌다.

“그래 이거다. 농촌이 잘 살려면 농민들 스스로가 일어서야 한다. 그 토대를 정부가 만들어주고 지원하자”

박정희 대통령의 새로운 농촌개발 구상은 그렇게 싹을 틔웠다. 이는 1969년 8월 기습폭우로 전국이 아수라장으로 변했으며, 그중 피해가 가장 큰 경남지역으로 둘러보기 위해 전용열차로 내려가든 중 청도읍 신도리 주민들의 협동심과 자조심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것이다. 이것이 새마을운동을 전개하게 된 일말의 연결고리가 된 것이다.



◇ 청도읍 신도리

새마을운동 발상지 청도는 정부가 새마을운동을 제창한 1970년 4월 22일 이전에 이미 새마을운동을 전개했다. 그중 가장 활발하게 시행한 곳은 청도읍 신도리, 화양읍 합천리, 운문면 방음리다.

새마을운동 발상지 마을 신도리는 1957년부터 농촌환경개선사업을 시작했다. 주민들은 마을 뒤쪽 골짜기 뒤실마을과 아래쪽 새터마을을 연결하는 ‘토끼길’ 2.5km를 40여일 만에 폭 4m의 농로로 만들었다. 1959년부터는 부엌개량, 축담개축, 변소개량, 실내장식 등을 점차적으로 진행하였으며, 1961년에는 부업 장려사업으로 가구당 감묘목 50그루, 복숭아 10그루, 사과 1천 그루 이상갖기 운동을 전개하였다. 1963년에는 생활개선 구락부 운영, 1통장 갖기운동, 새마을금고 육성 등이 이어졌다. 1964년에는 자체자금 15만원으로 소하천 양측 축대 450m 석축 개축과 1967년에는 총공사비 70만원(주민 50% 부담)으로 신거간이역을 6. 11 개통했으며, 담장개수, 지붕개량, 안길확장, 전기가설 등을 했다.



◇ 화양읍 합천리

1955년 4-H구락부, 생활개선구락부, 영농부를 조직하여 절미저축운동과 공동작업으로 백미 8가마, 보리 7가마를 조성하는 등 자주·자립적인 농촌생활 향상 운동을 전개하였다. 1958년에는 장복주씨가 벼 다수확을 위해 품종·비료전시포 실험을 위한 논 1200평을 제공하여 농업근대화와 농민지식 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 1960년에는 관계기관에 협조를 얻어 앰프 1대, 스피커 1백대를 설치하여 농촌계몽사업과 영농정보 교환 등 농촌문화사업을 실시하였다. 1961~2년에는 도서 2500권 수집 구매하여 농민교육과 독서활동을 전개하는 등 농촌문고를 설치 운영했다.

과학영농을 위한 곤충채집 300종, 식물표본 300종을 수집하여 주민에게 영농교육을 실시했으며, 1963년에는 부엌개량 40호, 변소개량 30호, 장독대 개량 60호, 우물 42호, 울물펌프 8호 등 생활개선 2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였다. 1965년에는 눌미동농업협동조합 및 인근 마을 농업협동조합 합병 추진(소규모 5개 마을조합 합병)과 각 읍면을 순회하면서 영농경험과 농촌근대화 운동을 전파하는 등 모두가 잘사는 마을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였다.



◇ 운문면 방음리

1963년 마을이름을 ‘살고파’로 바꾸고 농민회관, 공판장, 공동이발소 등을 건립하는 협동사업을 추진하였으며, 1964년에는 감, 밤나무, 포도 등을 시범농가 공동단지를 조성하여 농가소득이 증가하자 당시 박경원 도지사가 직접 방음리를 방문해 격려와 각종 지원을 하고 도내 시군에 ‘재건마을’ 표본으로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1965년에는 마을 전체 65세대에 지붕개량과 마을 진입로 확장, 어린이 공원조성 등 마을가꾸기 사업을 전개하였으며, 1966년에는 면민대회 개최시 전 면민의 성금으로 운문면 운문대교를 착공하였다.

이렇듯 새마을운동은 주민의 “잘살아 보자”라는 자발적인 운동과 정부지도자의 확고한 신념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돼 번져나갔다.



◇ 새마을운동 세계화 청도가 앞장서다

이에 새마을운동발상지 청도군에서는 새마을운동의 확산과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청도군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새마을 모범사업으로는 △새마을개발 국제학술대회 개최 △새마을 세계화사업 △재활용품모으기 경진대회 △청도 새마을대학이 있다.

2017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새마을개발 국제학술대회’는 지구촌 빈곤 극복과 따뜻하고 행복한 지구촌 공동체 구현을 위해 새마을 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글로벌 새마을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11. 21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30여 개국 약 250명이 참석하여 ‘지구촌 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새마을개발의 새로운 방향 모색’이란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는 새마을정신과 새마을운동의 성공 경험 공유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새마을운동 발상지 청도군의 위상을 제고하고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기관과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새마을 세계화사업에는 베트남 타이응웬성 또마을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교육 및 주민역량 강화사업’, ‘생활환경 개선사업’, ‘소득증대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4년에서 2017년까지 새마을리더해외봉사단 15명을 파견하여 새마을조직교육, 위생교육, 주민의식교육, 한국어교육, 부녀회 교육, 영농축산교육 등을 실시하여 새마을사업의 주도적인 참여 유도와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생활개선사업에는 마을안길포장 2.4km, 가로등 설치 60주, 화장실 리모델링 57개소, 쓰레기분리함 설치 16개소, 65평 규모의 마을회관 신축 등 5년간 지속적인 사업을 통해 대부분의 기반시설이 완성됐다.

소득증대사업으로는 가축은행을 통한 동물 및 사육시설 지원으로 염소 9가구에 86두, 토끼 9가구에 720마리를 입식하였으며, 과거 베트남 사람들의 쌀 대체 식재료로 사용했던 꾸정재배 및 미앤정 생산공장 지원을 하여 농가증대사업이 활성화 되었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또마을은 2018년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의 신농촌프로그램 최우수마을로 선정되어 베트남 각지에서 견학 및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재활용품모으기 경진대회는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20회째 이어오고 있다. 버려지는 폐자원을 모아 환경을 보호하고 고철이나 빈병, 농약병 등을 수집해서 판매 수익을 창출해 내는 일석이조의 사업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어 명실상부 제2의 새마을운동 전개와 새마을운동발상지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내년 새마을운동 50주년 다양한 사업 추진

내년에는 새마을운동 50주년을 맞아 ‘청도군 생명살림 환경대축제’를 기획하여 단순한 재활용품모으기 행사에서 벗어나 군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한 소통과 어울림의 장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6개월 과정의 청도새마을대학 운영으로 새마을운동정신 기본이해와 공동체 의식 교육, 인문학, 재테크 등 다양하고 심도있는 프로그램으로 군민에게 다가가는 교육실현을 통한 새마을운동발상지 청도인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새마을운동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지난 4일 경산시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 경상북도 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새마을운동 시군종합평가 결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도내 23개 시군에 대하여 1년 동안 새마을업무 추진 및 지원체계 구축, 이웃사랑 실천운동 등 6개분야 16개 항목에 대해 서면 및 현장 심사를 통해 평가항목의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양하여 지난해 대상 수상에 이어 올해에는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2년 연속 수상의 쾌거를 이루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다가오는 2020년에는 새마을운동 50주년이 되는 해로써 지금까지 추진해온 새마을 세계화사업, 재활용품 모으기 경진대회 등 다양한 사업을 더욱 확대 추진해 우리 청도군이 새마을운동발상지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공고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