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m 드리블 원더골부터 퇴장까지… 손흥민의 2019년 아쉬운 마무리

EPL 18라운드 홈 경기 보복성 파울로 레드카드 추가 징계 여부에 촉각 휴식 기간 가지게 돼 2020년 활약 기대감

2019-12-23     뉴스1
손흥민이
올 시즌 ‘슬로스타터’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낸 ‘손샤인’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사진)이 아쉬움 속에 2019년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23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0-2로 뒤진 후반 17분 첼시의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보복성 파울을 범해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손흥민은 오는 26일 브라이튼과의 EPL 19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 아직 징계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통상 보복성 태클에 이은 다이렉트 퇴장은 3경기 출장 정지에 해당된다. 이에 토트넘은 손흥민의 추가 징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토트넘으로선 시즌 중 가장 빡빡한 일정이 몰린 ‘박싱데이’를 에이스 없이 치르게 됐다. 팀으로서도, 손흥민으로서도 모두 아쉬운 한순간의 반칙이었다.

손흥민 개인에겐 영광과 좌절을 모두 겪은 2019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무대 진출 뒤 혹사 논란도 마다한 채 토트넘과 대표팀을 바삐 오갔다.

그러면서도 페이스는 올 시즌이 가장 좋았다. EPL 15경기 5골 7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6경기 5골 2도움 등 10골 9도움을 기록, 아직 시즌 중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커리어하이(2017-18, 2018-19 각각 공격포인트 29개)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변수는 퇴장이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무대 진출 뒤 총 세 번의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지난 5월 본머스와의 2018-19 EPL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첫 퇴장을 받아 올 시즌 개막전과 2라운드에 나서지 못했고, 지난달 4일 에버턴과의 2019-20 EPL 11라운드에서 안드레 고메즈에게 태클을 하다 두 번째 레드카드를 받았다.

다행히 두 번째 레드카드 당시엔 토트넘 구단의 항소가 받아들여져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는 철회됐지만, 이번 레드카드는 그럴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손흥민이 올 한 해에만 3번의 레드카드를 받았다. 지난 2010년 리 캐터몰(선덜랜드) 이후 10년 만에 나온 최악의 기록”이라고 혹평했다.

이날 퇴장과 추가 징계가 손흥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손흥민은 지난 8일 번리전에서 70여m를 12초만에 주파하며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원더골’을 기록한 바 있다. 기세를 이어 바이에른 뮌헨과의 UCL 조별리그 최종전, 울버햄튼과 첼시전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지쳐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조제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손흥민은 붙박이 왼쪽 윙어로 EPL 매 경기 선발 출전해 공수를 오가며 뛰고 있다. 특히 서지 오리에의 오른쪽 측면을 활용한 ‘비대칭 전술’을 쓰는 모리뉴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수비 가담 능력은 더욱 중요해졌고, 최근 경기에선 후반 막판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기에 이번 퇴장과 휴식 기간이 손흥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아픈 만큼 성숙한 모습을 보였던 손흥민이기에 다가올 2020년 그의 활약을 축구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