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로 간 괴물, 내년 ‘두 마리 토끼’ 사냥할까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 승리 땐 한국선수 최초 위업 아시아 선수 세번 째 양대리그 두 자릿수 승수 달성도 관심

2019-12-30     뉴스1
류현진이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 자리를 예약했다. 양대리그 10승에도 도전한다.

‘토론토 No.99’ 류현진(32) 앞에 대기록 2개가 놓여 있다. 팀의 에이스에게 주어지는 개막전 선발 등판의 영예, 그리고 양대리그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이다.

류현진은 2020년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새출발한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7시즌 동안 뛰었던 LA 다저스를 떠난다. 내셔널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로 무대가 달라지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토론토는 류현진과 4년 총액 8000만달러(약 92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2000만달러(약 232억원)를 받는 대형 계약이다. 캐나다 아이스하키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의 등번호 99번을 달게 된 것도 토론토가 류현진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토론토에서 류현진은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토론토가 그에게 거액을 안긴 것은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아달라는 요청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상 등 큰 변수만 없다면 개막전 선발 등판도 류현진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2019시즌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을 맡았다. 다저스 입단 7시즌만에 처음 경험한 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2001년 다저스 소속이던 박찬호(7이닝 무실점)에 이어 18년만에 나온 한국인 개막전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류현진이 2020시즌,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 선발 마운드에 선다면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찬호는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팀을 옮겨 개막전에 선발 등판, 5이닝 6실점 패전을 기록한 바 있다. ‘2년 연속 개막전 승리’도 류현진이 한국인 최초로 바라볼 수 있는 목표다.

다저스에서 2013년과 2014년, 그리고 2019년 14승을 기록했던 류현진. 만약 토론토에서 10승을 넘길 경우 한국인 최초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선수로 기록된다.

박찬호는 내셔널리그 소속인 다저스에서 뛰면서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로 무대를 옮기고는 10승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2005년 12승을 올렸지만 텍사스(아메리칸리그)에서 8승을 기록한 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내셔널리그)로 팀을 옮겨 4승을 보탠 승수였다.

‘양대리그 두 자릿수 승리’는 아시아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흔하지 않은 기록이다. 일본인 투수인 노모 히데오(LA 다저스 / 보스턴 레드삭스)와 구로다 히로키(LA 다저스 / 뉴욕 양키스) 단 2명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세 번째 기록에 도전한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류현진의 2020시즌 성적으로 10승6패 평균자책점 3.48을 예상했다. 토론토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강타선을 보유한 팀이 많다는 점을 반영한 전망이다.

2019시즌을 앞두고도 팬그래프닷컴은 류현진이 6승5패 평균자책점 3.89에 머물 것이라고 박한 평가를 내놨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오르는 등 14승(5패)을 따냈다. 류현진에게 양대리그 10승은 어렵지 않은 도전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