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일진 폭력 피하려다 고속도로 진입 사고 당했다”

구미 고속道 10대 사망 사건 아버지, SNS서 주장… 파장 “갖은 협박·폭언으로 위협” 경찰, CCTV 확보 등 수사

2020-01-12     김형식기자

지난 6일 구미시 신평동 경부고속도로 서울방면 구미나들목 부근에서 무단횡단하다 숨진 A군(18)의 아버지가 “아들이 학교 일진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고속도로 담을 넘었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A군의 아버지는 지난 10일 SNS에 ‘구미 고속도로 나들목 중앙분리대 1차로 자살 사건의 뒷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들이 학교 일진의 폭력에 못 견뎌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A군의 아버지에 따르면 “지난 5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온 아들이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밤 11시께 집을 나가 다음날 새벽까지 4명의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노래방에서 학교에서 유명한 일진인 B군과 사소한 다툼이 있었고 B군은 협박과 폭언으로 아들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또 “같이 간 친구들이 말려 아들이 친구들과 택시를 잡아 탔는데 B군이 ‘같이 가겠다’며 택시에 함께 탔다”며 “B군은 오는 내내 갖은 협박을 했으며, B군의 집근처인 고속도로 인근 아파트 공터에서 내려 ‘둘이서만 얘기하겠다’고 해 친구들은 이들과 멀리 떨어졌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때 둘이서 얘기하던 아들이 갑자기 패딩과 휴대전화기를 땅에 던지고 달리기 시작해 친구들이 잡을 겨를도 없이 고속도로로 달려가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A군의 아버지는 “이 사건의 모든 장소에 동행했던 친구의 증언으로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 며 “당시 탔던 택시의 블랙박스에 B군의 폭언과 협박 내용들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학교폭력과 일진의 구타를 여러번 봤지만 나와 큰 관계가 없을 것으로 알았는데 그런 사건이 사랑하는 아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비통해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숨진 A군은 중학교 1학년때부터 5년 동안 권투를 배워 전국대회에서 수상을 할 정도로 건강했고 지난해 3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육군 부사관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A군과 같이 있었던 친구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고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