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조기폐쇄 위해 경제성 평가 축소·왜곡”
1779억 이익에서 한달도 안돼 200억 이익으로 하락
2020-01-14 손경호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18년 6월 이사회를 열고 월성원전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 폐쇄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사회 한 달 전인 그해 5월 삼덕회계법인은 한수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계속 가동하는 것이 1778억여원 이득”이라고 분석했다.
14일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삼덕회계법인은 보고서 초안에서 “이용률 70%, (전력) 판매단가 인상률 0%에서 계속 가동하는 것이 1778억여원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용률 70%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했다. 보고서는 또 경제성이 ‘0’이 되는 원전 이용률(손익분기점 이용률)을 30~40%로 산정했다. 이용률이 30~40%만 되도 즉시 정지하는 것보다 계속 가동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2018년 5월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삼덕회계법인이 보고서 초안 검토 회의를 한 뒤 이용률·판매단가 인하 등 경제성 평가 전제 조건이 변경돼 나온 최종 보고서에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은 급전직하(急轉直下)했다.
최종 보고서는 “중립적 시나리오(이용률 60%)에서 월성원전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즉시 정지하는 것보다 224억여원 이득”이라고 밝혔다. 원전 이용률을 초안보다 10%포인트 낮은 60%로 봤고, 손익분기점 이용률은 54.4%로 높여 잡았다. 1kWh(킬로와트시)당 전력 판매 단가는 초안에서 60.76원이었지만 최종 보고서에선 2022년 48.78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대폭 하락했다.
정 의원은 “산업부와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 지표를 실제보다 턱없이 불리하게 왜곡·조작했음이 드러났다”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감사원은 한수원이 감추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철저히 감사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왜곡 조작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