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성전환 수술 부사관 ‘전역 vs 여군’ 고민 빠진 軍

“군대 특수성·국민적 공감대 따라 검토”

2020-01-16     뉴스1
임태훈

육군이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에 대한 전역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성전환 수술에 따른 ‘심신장애 3급’ 판정 때문이다.

해당 부사관은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각에서는 성별 정정절차를 밟고 있음에도 성전환 수술에 따른 성기 적출을 심신 장애로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육군과 군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경기 북부 한 부대에 복무 중인 A하사는 지난해 휴가를 내고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A하사는 성전환 수술을 받기 전 장기간에 걸쳐 심리상담 및 호르몬 치료를 병행했는데, 군의관은 A하사에게 성전환 수술을 할 경우 군 복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하사는 현재 부대에 복귀한 뒤 수술 후 진료를 위해 군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군병원은 A하사에 대한 의무조사를 실시한 뒤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의무조사는 신체상 변화가 있을 때 실시하게 돼 있고, 3급 판정은 군 인사법 시행규칙의 심신장애등급표를 근거로 결정됐다.

의무조사에서 장애등급 판정을 받으면 전공상 심의 및 전역심사를 받게 된다. 육군은 A하사에 대한 전공상심의에서 본인이 스스로 장애를 유발한 점을 인정해 비전공상판정을 내렸다.

육군은 이달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A하사의 전역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A하사 측은 연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성전환 수술은 개인이 결정한 사안이며, 해당 간부에 대해 소속 부대에서는 신상 관련 비밀을 보장하고 복무 간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 복무 중 성전환자의 계속 복무 허용 문제는 군의 특수성, 국민적 공감대, 법적인 문제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져야할 정책적인 사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