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실장 역할 내가 해도 되나 싶었죠”
이희준, ‘남산의 부장들’서 경호실장 곽상철 열연 “배역 위해 25㎏ 증량… 108배하며 살찌우기 허락”
2020-01-16 뉴스1
이희준은 16일 오전 진행된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관련 인터뷰에서 “그 역할을 하지만 편협하지 않으려고 이희준 자체의 시각을 내려놓고 다양한 자료를 봤다. 서로 양끝에 있는 자료를 많이 찾았다. 이 극 안에서 내가 어떤 역을 해야하나, 생각하면서 감독님을 보고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팅 제안에) 굉장히 당황했다. 저는 곽도원 선배님의 역할이 공감은 더 됐다. 배신을 당해서 버림받아서 그렇게 그런 심리가 더 이해는 됐는데 내가 받은 곽상천 역은 공감하기 어려웠다”며 “대본은 재밌었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이런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감독님은 왜 나한테 제안했지 궁금했다. 배우들은 그럴 때 의욕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역할이 역할인만큼 고민은 많았다. 특히 이희준은 개인적으로 캐릭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최선이었구나. 그 캐릭터는 그렇게 믿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곽상천은 그게 나라를 위한 일이고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100% 확신한 것 같다. 1%의 의심도 없었다. 어쩌면 가장 순수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다른 인물은 권력의 욕심이 있는데 권력 욕심이 없지 않았을까? 혹여 있어도 ‘절대 안 돼’ 생각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이희준이 영화를 위해 25㎏ 증가시킨 체중을 다시 줄이기 위해 고시원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5㎏ 증량에 대해 “심리적으로 가장 무서웠다. 한 번도 그런 체중이 된 적이 없었으니까. 불려보자고 마음을 먹고 그 다음부터 되게 두려웠다. 내가 이렇게 나온 배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저는 불교인데 108배 하면서 괜찮다 배 나와도 괜찮다는 심리적으로 허락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배우를 하다보니 배가 나오면 안 된다는 결벽이 생긴다. 그걸 확 놔버리기 무서웠다”며 “배 나와도 된다는 마음이 되면서부터 많이 먹고 운동도 많이 했다. 웨이트 무게를 100kg까지 들었다. 무게를 올려야 근육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희준은 영화 속 인물에 가까워지기 위해 목표없이 계속 체중을 증가시켰다. 결국 감독도 배우 자신도 원하는 모습이 나왔을 때 체중을 재어보니 25㎏이었다.
이희준은 “배우로서는 잘 만들어진 가면을 쓴 느낌이었다. 걸음걸이, 목소리도 원래 말하는 톤보다 낮아지더라. 숨이 차고, 대사를 한 호흡에 못 하게 되는 게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면서도 “다시 증량을 하고 싶지 않다. 이걸 보시고 살 찌는 캐릭터가 제안 오면 어떡하나”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원상태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증량 때는 일부러 먹지 않던 땅콩 버터 토스트를 먹었는데 어느새 그 맛에 빠져 끊기가 힘들었다고.
그는 “당뇨 위험이 있다고 해서 다시 빼야했다. 그냥 빼면 의욕이 덜 생길까봐 (살을 빼기로 결심한)3개월이 끝나는 지점에 화보를 잡았다. 노출을 하는 화보였다. 식단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아서 마지막에 보름 정도는 헬스장 바로 앞에 고시원을 잡고 하루 네 번 운동을 했다. 냉장고에는 잔뜩 닭가슴살을 넣어뒀었다”고 말하며 체중 감량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알렸다.
‘남산의 부장들’은 대통령 살해사건 40일전부터 사건 당일까지의 이야기를 한 인물의 심리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영화다.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기반으로 해 출판됐고, 한·일 양국에서 총52만부가 판매됐다. 원작자 김충식은 ‘남산의 부장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취재를 통해 한국 기자상을 2회 수상하기도 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