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축제에 큰 기대 걸었는데…”

당초 20일 개최 예정서 무기한 연기… 사실상 취소 소비자 없어 대게 값 뚝… 상인들 “농사 망쳐” 한숨 인근지역 경주 등 유커 자취 감추고 행사도 ‘줄취소’

2020-02-10     김영호·나영조기자

 

“어려운 경제에 그나마 대게축제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는데…”

오는 20일 대게축제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갑자기 등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찬물을 끼얹었다.

강구 대게상가에서 대게점을 운영하는 최모(45)씨는 우한폐렴 때문에 대게축제가 취소되면서 일년 농사를 망치게 됐다며 울상을 지었다.

영덕군은 당초 오는 20일 제23회 영덕대게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우한폐렴 확산으로 무기한 연기했다. 말이 무기한 연기지 사실상 취소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북동해안의 겨울 최대 대게축제가 우한폐렴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난 것이다.

주말인 지난 8일 평소 같으면 대게 맛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크게 붐비던 강구항 대게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우한폐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와 함께 관광객들의 발길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이러다보니 강구 대게상가 대게 가격도 뚝 떨어졌다. 평소 같으면 박달대게 큰 것 한마리는 15만원 이상 줘야 맛볼 수 있는데 요즘은 가격이 떨어져 1kg 6~8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강구 대게상가 상인들은 “이번 달 열릴 예정이던 대게축제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는데 우한폐렴 때문에 축제마저 무기 연기 돼 올해 장사는 망친 것 같다”면서 “주말마다 넘쳐나던 관광객들의 발길도 뜸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울진군도 후포 홍게축제를 취소하기로 했고 포항시와 경주시도 각종 축제를 취소했다. 이러다보니 국내 최대 관광명소인 경주시 주요 관광지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경주 동궁과 월지, 첨성대, 대릉원 등지에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이곳 상인들은 “평년보다 관광객이 절반 이상은 줄어든 것 같다”면서 “하루에 수십, 수백여명씩 오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아예 발길이 끊겼다”고 아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