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민심 또 울린 홍익표의 失言”

홍익표 대변인 中우한봉쇄 연상 발언… 논란 일파만파 “방역 당국 전문용어 설명 안한 탓” 문 대통령 직접 해명 시민·정치인 “상처될 수 있는 배려없는 언행 삼가해야”

2020-02-25     김무진기자
강기정

“대구를 봉쇄조치 하라는 것이냐.”

당정청이 25일 ‘코로나19’ 확산방지 대책에서 언급한 ‘봉쇄’라는 단어가 서로 다르게 해석되면서 더 큰 혼란을 낳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고위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대구·경북(TK)에 최대한의 봉쇄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고위 당정청협의회 직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통상의 차단조치를 넘어서는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 확산을 조속히 차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의 이 발언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지난 19일 이미 ‘우한 코로나 전염확산을 막기 위해 대구 봉쇄조치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한 바 있는데다, 이날 사용된 ‘봉쇄’란 단어가 보건방역 당국 전문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설명이 보충되지 않으면서 논란이 생긴 것이다.

특히 봉쇄정책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최대한 이동 등의 부문에서 일정정도 행정력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라는 식의 대답이 나오자, 코로나19의 최초 발원지였던 중국 우한(武漢)을 봉쇄했던 사실을 연상케 하는 식의 기사가 이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대구 봉쇄를 비판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당연히 이날 오전 대구시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당황한 표정으로 “봉쇄와 관련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대구지역처럼 물동량이 많은 곳을 봉쇄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급한 불 꺼기에 나섰고 이날 대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진화에 나서 해명했다.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용어 사용을 삼가달라고 입을 모았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배포한 성명서에서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으로 대구 시민에게 큰 상처를 준 것도 모자라 ‘대구 봉쇄’라는 말까지 썼다”고 지적했고, 이만희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대구·경북 주민들이 우한 코로나를 옮기는 것처럼 대구·경북에 대한 혐오감까지 불러일으키는 봉쇄를 운운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대구지역구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수성갑)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해받을 ‘봉쇄조치’ 발언, 배려없는 언행, 일체 삼가해 주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