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자진 삭감
2007-11-14 경북도민일보
이런 이야기도 있다. 영국의 처칠 수상이 어느날 의사당 로비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정치가의 바람직한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거침없이 “내일, 내주,내달, 그리고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언할 수 있는 재능” 이라고 대답했다. 기자들의 메모가 끝나기를 기다린 그의 입에서 한마디가 더 흘러나왔다. “그리고 뒷날, 그 예언이 들어맞지 않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재능 또한 필요하다오.”
봉화군의회가 내년도 연봉을 스스로 깎기로 했다. 3400만원에서 202만원을 깎아 3198만원만 받겠다고 의결했다. 당초엔 3707만1000원을 받겠다고 했다가 3400만원으로 내린 데 이어 이번에 또 줄인 것이다. 어림잡아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 쯤 내린 꼴이다. 인상율로는 74.8%에서 60.3%로 내렸다가 이번에 또 50.8%로 자진 삭감한 배경은 주민 반발이다. 이나마도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만일 처칠이 봉화군의회 의원이라면 뭐라고 했을까? 단돈 1달러도 부당하게 벌지 않은 와너메이커는 또 무엇이라고 했을지도 궁금해진다. 500만원을 선심쓰듯 줄일 수 있는 배포가 부럽다고 했을까? 한용운의 `비방’이란 글이 생각난다. “세상은 비방도 많고 시기도 많습니다./당신에게 비방과 시기가 있을지라도 관심치 마셔요./비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태양에 흑점이 있는 것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당신에게 대하여는 비방할 것이 없는 그것을 비방할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용언/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