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도 보호하고 상업성도 살릴 길 찾아야

2007-11-22     경북도민일보

 동해에 고래 피 냄새가 풍기고 있다. 불법포획, 혼획에 희생되는 고래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증좌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올들어 붙잡은 고래 불법 포획사범이 33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구속자가 13명,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이다. 지난해 1명 구속, 1명 불구속 입건과 비교한다는 것조차가 말이 안된다 할 만큼 증가세가 가파르다.
 그러잖아도 고래는 바다의 로또라 일컬어진다.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 한 마리 값이 수천만 원이니 어부들이 횡재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까닭에 포획을 가장한 포획이 늘 감시 대상이 되는 판국이다. 지난해 포획된 고래 500여 마리 가운데 이럴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들어서만도 작살로 돌고래를 잡은 사람들이 덜미를 잡히지 않았는가. 어선을  포경선으로 개조한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
 근년 들어 동해는 고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고래를 관광자원화하자는 주장과 포경(捕鯨) 허용론이 맞서고 있다. 어민들은 고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돌고래만이라도 개체수를 줄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어느 쪽이 됐건 정부가 확실한 방침을 결정할 때가 됐다.
 경북도에서 고래 떼에 힘입어 각광받는 곳은 포항이다. 포항 근해의 고래 관광 가능성이 논의되고, 다무포 해안이 고래 관광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정도다. 고래의 관광 자원화를 추진하는 세계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상업 포경의 합법화는 결국 고래 멸종의 개시로 이어질 길을 열어주는 조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손으로 멸종시킨 동물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이제 모처럼 풍성해진 고래를 살려가면서 상업성도 살릴 방도를 찾는 게 슬기로운 선택이 될 것으로 본다. 한마디로 고래 불법포획의 엄단과 관광 자원화의 적극 추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