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만 된다면 비정규직도 좋아요”

구직자 76% “정규직 아니어도 돼… 일하는 것이 중요” 지난해 대비 18% 증가… 코로나로 인한 일자리 감소 탓

2020-05-25     이상호기자
“비정규직이라도 좋다. 빨리만 취업할 수 있으면…”

현재 취업활동 중인 구직자 10명 중 8명(76.1%)이 비정규직이라고 해도 취업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 57.7%보다 18%포인트(p)가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일자리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2030 구직자 1898명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취업 의향’을 조사한 결과, 3년 전 동일 문항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보다 18% 포인트나 높아졌다는 것. 지난 2017년 6월 설문에 따르면, ‘비정규직 취업의사가 있다’고 답한 구직자 비중은 57.7%였다.

2017년과 2020년 조사에서는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려는 이유가 달라진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 2017년 조사에서는 구직자들이 비정규직이라 해도 취업하려는 이유로 ‘직무 경력’(45.4%,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조사(복수 응답)에서는 ‘일단 빨리 취업하는 것이 중요해서’가 60.2%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직무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49.9%로 2위로 내려 앉았다. 뒤이어 △취업(이직) 공백기를 줄이기 위해서(32.3%)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당장 돈을 벌어야 해서(30.1%) △더 늦으면 정말 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서(23.8%) △정규직 취업이 너무 어려워서(20.0%) 등의 다급한 사정을 호소하는 이유들이 뒤따랐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때 구직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는 ‘정규직 전환 가능성’(37.7%)이 1위로 꼽혔다. 이어서 △연봉수준(24.4%) △직무와 하는 일(15.9%) △워라밸(6.6%) △복지제도(5.4%) △기업의 업종과 규모(5.3%) 등의 순이었다.

구직자 대부분은 ‘비정규직 근무에 대해 우려되는 점이 있다’(96.7%)고 고백했다. 가장 우려되는 점(복수 응답)으로는 ‘정규직 직원과의 복지, 근무환경 차별’(54.4%)’과 ‘낮은 급여’(51.8%)였다. 이밖에도 △불안한 고용형태(45.2%)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단순 업무로 취급받을 우려(29.6%) △정규직 전환이 안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18.6%) △정규직 직원들과의 위화감, 거리감(16.8%) △향후 취업(이직) 과정에서의 저평가(12.7%) 등의 걱정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