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2007-11-25     경북도민일보
 어느 시대에나 청년세대를 지칭하는 상징적 단어는 존재했다. 캐나다 소설가 더글러스 코플란트가 80년대 후반에 쓴 `X세대’와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N세대’는 이미 잘 알려진 용어다. 이와는 별도로 사회적 양극화가 심한 `20 대 80의 사회’에 속한 20대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우울한 용어도 있다. 경제학자 우석훈씨의 저서에서 그 명칭을 따온 이른바 `88만원 세대’다. 지금 20대는 상위 5% 정도만이 한전과 삼성,공무원과 같은 `단단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나머지 95%는 비정규직의 삶을 살게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일반적으로 받는 임금 119만원에 20대 급여 비율 74%를 곱한게 88만원이다.
 우리나라가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계급 양극화와 마찬가지로 세대간 격차도 심화되었다는 주장이다. 이미 기득권과 명예를 차지한 이전 세대들은 특권을 움켜쥔 채, 형편없이 줄어든 크기의 파일을 아래 세대에 던져주고는 피 터지는 경쟁을 붙여놓았다는 것이다. 88이라는 숫자는 우리 역사상 희망적인 의미였지만, 여기에에서는 아주 우울한 숫자가 되고 만다. 일본의 `버블 세대, 미국의 `빈털터리 세대’,유럽의 `1000유로 세대’와도 비슷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4년제 대학 졸업생 가운데 대략 두 명 중 한 명이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는 `88만원 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를 상징하는 유행어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NG족’(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졸업을 연기하는 대학생), `캥거루족’(대졸 후에도 부모의 그늘에 머물러 있는 사람)과 같은 용어가 있다. `88만원 세대론’을 빌리자면 이같은 자조적 용어들도 단지 젊은 세대끼리의 `세대 내 경쟁’이 아닌, `세대 간 격차’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있다. 
 /金鎬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