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통합신공항 좌초하게 놔둘 건가

2020-06-28     경북도민일보
대구경북 미래를 담보할 총아(寵兒)인 통합신공항 사업이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제시한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군위군, 의성군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공동 후보지에 대한 합의 없이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이 어렵다고 못 박았다. 따라서 다음달 3일 열리는 부지 선정위원회를 앞두고 두 지역 간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좌초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지난 26일 국방부 청사에 열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실무위원회는 군위군과 의성군이 신청한 공동지역, 단독지역 후보지 모두 이전부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선정실무위원회는 통합신공항 이전 주민투표 후 군위군과 의성군이 각각 유치 신청을 한 단독후보지와 공동후보지가 선정 절차와 기준에 부합하는지 등의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유인즉슨, 군위가 신청한 단독 후보지는 지난 1월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이전부지 선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공동 후보지는 의성군만 유치 신청해 ‘지역사회 합의와 지자체장의 동의’라는 법적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역시 부적합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는 두 지역의 합의 없이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후보지 결정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따라서 군위·의성 간 극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선정위원회에서는 지난 26일 열린 실무위원회 논의를 토대로 사업무산을 선언할 공산이 크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4년간에 걸쳐 추진한 통합신공항 사업이 무산되는 것은 물론, 이전 후보지 선정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두 지역 모두 여전히 강경일변도다. 이들 지역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제시한 민항터미널과 신도시 건설 등 다양한 지원책을 담은 중재안을 거부하며 상대 지역에 대한 비난과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군위군은 일단 단독 후보지 우보에 공항을 건설하고 의성군에 항공클러스터 등 지원을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단독 후보지 유치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의성군은 이번 중재안이 군위에만 각종 지원책을 일방적으로 몰아주고 의성군에는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처럼 두 지역이 한 치 양보 없이 팽팽히 맞서면서 제3의 후보지를 찾아 사업을 원점에서 재추진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통합신공항 유치로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을 살리고 풍요로운 미래를 꿈꿨던 군위, 의성군의 꿈이 한낱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경북 전체 발전도 지체될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내가 조금 덜 가진다고 해서 판 전체를 엎어버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으며, ‘너 죽고 나 죽자’는 것만큼 무모한 일이 또 없다. 지역발전과 대구경북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선택지가 무엇일지는 분명하다. 군위군과 의성군은 두고두고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고 대구시와 경북도의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