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시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의성-군위 대치상황 격화 공동후보지 지지층, 靑에 국민청원 제기 등 군위 압박 이철우 지사, 지역 의원 만나 통합신공항 관련 협조 요청 등 사태 해결 전방위 노력 불구 해결 실마리 안 보여 난감

2020-07-12     황병철기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를 결정해야 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의성과 군위의 대치상황은 갈수록 더 격화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양쪽의 대타협은 고사하고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공동후보지 지지층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하며 군위군을 압박하는 등 사태해결이 점점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10일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지역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과 관련, 협조를 구했다. 이 지사는 “통합신공항 건설은 군위·의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경북이 세계로 나아가는 하늘길을 여는 천재일우의 기회인 만큼 오는 31일까지 공동후보 지역의 유치 신청을 위해 도정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 지사의 이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의성-군위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의성 주민들로 이뤄진 군위소보 의성비안 공동유치위원회는 지난 8일 무산 조짐을 보이는 공동후보지 유치를 도와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올렸다. 유치위는 “4개 지자체장 합의 아래 숙의형 시민의견 조사를 바탕으로 공론화 과정과 주민투표로 소보-비안 공동후보지가 사실상 최종 후보지로 결정됐다”면서 “그런데도 공동후보지를 유치하지 않겠다는 군위군의 결정에 군위와 의성 대다수 군민들은 허탈감과 고향이 소멸할 것이라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군위군수의 지역이기주의와 독선적인 선택으로 이제는 국방부장관, 대구시장,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대구·경북 각계각층의 설득과 중재에도 불구하고 통합신공항 이전 무산이라는 결과만 바라보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군위군과 의성군은 지금 이대로 가면 30년 후에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공동체 합의정신은 지켜져야 한다”면서 “군위와 의성, 나아가 대구와 경북의 상생발전 기회가 될 대구통합공항 이전이 무산되지 않고, 민주주의 근간인 투표에 의한 공동체의 결정이 극소수의 이기적인 생각에 의해 무산되는 나쁜 선례를 남겨서는 안된다”며 호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도 ‘군위군수는 공동후보지 유치를 위해 소보를 신청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같은 날 ‘국방부는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 부적합 판정을 취소하라’는 청원이 게시돼 수백여 명이 이에 동의하기도 했다. 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무산을 막아달라는 시민단체의 국민청원도 올라와 있다.

하지만 소보-비안 공동후보지 지지층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군위군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군위군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의 결과에 대해 2만4000명의 군위군민과 함께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국방부에서 법 절차와 지자체 합의에 따라 정당하게 신청된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를 부적합 결정한 것은 대한민국의 법을 부정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우리 군민들의 억울함을 풀고 군민의 뜻을 관철시키겠다”고 했다.

국방부가 제시한 결정 유예 기간인 이달 말까지 양쪽의 합의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해 보인다. 군위군이 이달 31일까지 공동후보지에 대해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공동후보지도 결국 탈락하게 된다. 군위군은 이미 지난 4일 이전부지선정위원회 개최에 앞서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등이 제시한 중재안을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