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 ‘섶다리’ 집중호우에 또 유실

지난해 이어 50여일만에 ‘예산 낭비’지적 잇따라 “피해 파악 후 복구·철거”

2020-07-14     정운홍기자
안동 하회마을 ‘섶다리’가 지난 13일 내린 집중호우에 휩쓸려 떠내려 갔다. 지난해 설치됐던 섶다리가 지난해 9월 태풍에 의해 일부 유실된 데 이어 이번 폭우에 또다시 유실돼 아까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14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하회마을 만송정 앞 모래사장에서 옥연정사 앞까지 연결된 길이 114m, 너비 1,5m의 섶다리가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수위가 상승하면서 상판 대부분이 유실되고 본체 일부만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옥연정사 쪽의 다리 구조물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만송정 방향 다리 절반가량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하회마을관리사무소에서는 안전요원을 배치해 섶다리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수위가 낮아지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철거하거나 복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회마을 섶다리는 지난해 5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방문 20주년을 맞아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 하회마을 방문을 앞두고 개통됐다. 하지만 당시 2개월 기간을 두고 임시로 설치됐던 섶다리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자 행정당국은 영구보존 방법을 모색하고 나섰으나 용역결과가 나오는 12월까지 남아있지 못하고 4달여 만인 지난해 9월 23일 태풍에 의해 유실됐다.

특히 태풍에 휩쓸려간 섶다리를 두고 과거 하회마을 섶다리를 놓던 전통에 따라 태풍이 다 지나가고 강물이 적은 시기에 설치해 이듬해 여름철에 자연스럽게 떠내려가도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안동시는 올해도 섶다리는 5월에 설치해 불과 50여일 만에 유실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상황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