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13G만에 2블론…불혹 앞둔 '끝판대장'이 흔들린다

2020-07-16     뉴스1
KBO리그에 복귀한 ‘끝판대장’ 오승환(38)이 흔들리고 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도 들린다.

오승환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 2-1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최지광이 만루 위기에 놓이자 삼성 벤치는 마무리 오승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의 선택은 실패로 끝났다. 오승환이 박찬호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한 것. 2루 주자 나지완이 홈에서 아웃돼 이닝이 종료됐지만 9회초에는 2사 1,3루에서 최형우에게 역전 스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결국 삼성은 2-5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1⅓이닝 동안 홈런 포함 4안타를 허용한 오승환은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와 함께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3.97에서 5.68로 상승했다.

13경기에서 벌써 블론세이브가 2개라는 점이 충격적이다. 오승환은 지난 4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도 9회초 등판해 1이닝 2실점으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당시에는 삼성이 연장 12회말 나온 김호재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7-6 끝내기 승리를 따내 오승환의 블론세이브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블론세이브와 함께 역전패를 당한 터라 충격이 더 크다.

지난 6월9일 복귀전을 치른 이후 무난하게 적응해 나가는듯 보였던 오승환은 7월 들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6월(2.25, 8이닝 2자책)과 7월(11.57, 4⅔이닝 6자책) 평균자책점 차이가 극명하다.

오승환에게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기대하면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1982년생인 오승환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다. 최고 구속이 14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불혹을 앞두고 있는 오승환의 나이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복귀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끝판대장’으로 위용을 떨칠 때도 블론세이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5년 KBO리그에 데뷔한 오승환은 2006년부터 삼성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해외 진출 전 마지막 시즌이던 2013년까지 한 번도 ‘블론세이브 제로’ 시즌은 없었다. 2006년에는 4블론, 2008년과 2010년에는 3블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시즌 동안 블론세이브 숫자는 20개다.

아직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삼성으로선 믿었던 오승환의 부진으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오승환의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하면서 대안을 마련할 필요도 있는 상황이다. 이틀 연투를 한 오승환은 일단 16일 KIA전에서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