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2신천지 사태’ 재현되나

신규 확진 연일 증가 불안 고조 사랑의교회發 누적 확진 34명 대구지역 교회 4곳 중심 전파 도심 텅텅·의료파업 악재까지 의료진 부족·서민 경제 엉망 “2~4월로 회귀하나” 걱정 태산

2020-08-31     김무진기자
대구지역
대구 사랑의교회發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터져나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시작된 신천지 대구교회발 코로나19 폭증으로 올해 상반기 대구경제가 사실상 마비된 것을 경험했던 대구시민들은 2~4월의 ‘코로나 사태’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3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대구지역 확진자는 총 44명이다. 감염 경로는 44명 모두 광화문 집회 이후 대구지역 교회 4곳으로 전파돼 감염된 사례로 추정된다.

지난 29일에만 확진자 29명이 무더기로 쏟아진 대구 사랑의교회의 광화문 집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34명이며, 은혜로비전교회와 아가페교회에서도 각각 6명,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랑의교회 경우는 방역수칙만 잘 지켰더라면 집단감염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방역당국의 지적에 아쉬움이 남는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 교회 확진자들 중 21명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으나 최초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 하지만 교회 측과 일부 교인들이 ‘광화문 집회 참석자는 2주간 예배 참석을 자제해 달라’는 방역당국의 협조 요청을 무시하고 대면 예배에 참석해 그 과정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과 대구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사랑의교회 집회 참석자 21명의 경우 행정명령 기한 종료일인 지난 26일 이전 실시한 검사를 통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집회에 참석한 대륜중 1학년 학생이 지난 28일 확진되자 교인을 상대로 한 전수 진단검사, 즉 재검사에서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는 방역당국의 협조요청을 무시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한 사랑의교회 측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문제는 재유행이 확산일로여서 시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지만 일부 감염병 전담병원의 일상적 진료체제 복귀와 의료진 부족, 간호인력 피로감 호소, 전공의 파업 사태 등 악재가 겹친 점이다.

대구동산병원에서 치료 받는 코로나19 확진자는 8명이었지만 지난 29~30일 하루 사이 27명으로 늘었다.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의료진, 특히 간호인력들이 고충을 토로하는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는 탓에 간호인력 충원도 쉽지 않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 집단 휴진 사태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대구지역 전공의들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방침에 따라 집단 휴진에 참여하며 대학병원 등에서 일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제도 엉망이다. 지난 2~3월 뒤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대구의 대표적 놀이공원인 이월드와 시민들이 자주 찾는 코오롱야외음악당 등은 휴일인 지난 30일에도 방문객은 손에 꼽을 정도로 한산했고 달구벌대로, 수성대로 등 도심 도로도 차량과 시민이 급격히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