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산업 매립장 안정화 “한시가 급하다”

2009년·2012년 잇단 붕괴사고로 안전 장담 못해 포항시·의회 필요성 인정… 주민 반대 설득력 없어 폐기물 안정적 처리 위해 신규 매립장 확보 급선무

2020-09-21     이상호기자
네이처이앤티가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 추진하고 있는 산업폐기물 이송매립지에 대한 찬반 여론이 일고 있다.

인근 오천과 대송면 등 일부 주민들이 이송매립지를 반대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이송매립지에 대한 안정화를 추진하지 않으면 더 이상 안전을 장담할 수 없고 붕괴 등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네이처이앤티는 지난 1994년 대송면에서 발생한 구 유봉산업 매립장 붕괴사고 수습(본보 2020년 3월 25일자 5면 보도)을 위해 항구적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처이앤티 측은 이 지역 토양이 아직까지도 오염돼 있어 대송지역에 이송매립지를 정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항구적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송매립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처 측은 지난 2003년 구 유봉산업을 인수한 뒤 사고발생 지역의 침출수 처리 등 사후관리만 해왔다. 이 지역은 지난 2016년 국토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한 결과 재난안전위험 D등급을 받았고 지난 2009년, 2012년 붕괴사고가 발생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네이처이앤티 관계자는 “오염된 땅의 안정화와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를 위해서라도 이송매립지는 반드시 필요하고 붕괴 등 갑작스런 재난상황을 막기위해서라도 이 사업을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면서 “자칫 이대로 방치하다간 또다시 대규모 붕괴사고도 발생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강타할 때 폭우로 인한 붕괴사고 위험이 우려돼 회사 직원들과 포항시청 직원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밤샘 비상대기하기도 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도 이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입주업체 환경인 모임인 포항친환경공단추진협의회 측도 이 사업과 관련해 “전국의 사후관리매립지 중 일부는 매립으로 돈만 번 후 사후관리는 내팽겨 쳐 결국 지방자치단체가 침출수 처리 등 사후관리 부담을 떠안는 사례가 많다. 사후관리는 업체 측이 반드시 해야하고 지역기업의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를 위해서라도 매립지 확보와 재정비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네이처 측은 주민설명회, 폐기물처리시설 실시계획인가 등을 거쳐 빠르면 오는 2021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진척이 더디다.

한편 대송, 오천, 연일, 제철, 청림 등 일부 주민들은 21일 포항시청 앞에서 이송매립지 증설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