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꽁꽁… “대졸생 갈 곳 없다”

코로나 복병에 고용시장 악화 재학·졸업생 4158명 대상 한경연, 취업 인식도 조사 예상 취업률 44.5% 전망 “올해 절반 이상 백수될 것” 희망 기업 채용공고 없어 취업 기회 조차 잡지 못해

2020-10-05     이예진기자·일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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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몰고 온 ‘팬데믹’ 영향으로 대졸생 절반 이상이 ‘백수’(직업이 없는)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가뜩이나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대졸생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도래하기 이전부터 취업을 고민하던 대졸생들에게는 의외의 복병(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게 됐다.

국내 대기업도 취업문을 활짝 열지 않고 있고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은 아예 취업문을 꼭꼭 걸어 잠궜다. 졸업을 앞둔 대졸생들의 가장 큰 고민인 취업문제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의 4년제 대학 재학생·졸업생 4158명을 대상으로 취업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올해 졸업생의 예상 취업률을 44.5%로 전망했다고 5일 밝혔다. 55.5%는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얘기다.

졸업생들의 예상 취업률이 50%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조사 대상의 60.5%에 달했다. 지난 2014년 이후 5년 동안(2014~2018년)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들의 실제 취업률이 62.6~64.5%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예상 취업률(44.5%)은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다.

대학생 10명 중 약 8명(75.5%)은 올해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의 46.1%보다 29.4%포인트(p) 높다.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은 겨우 1.3%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취업 준비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선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경쟁 심화(38.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25.4%)’, ‘단기 일자리 감소 등 취업준비의 경제적 부담 증가(18.2%)’, ‘심리적 위축 가중(17.4%)’ 등 순이었다. 취업 희망 기업과 실제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도 차이가 났다. 대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은 공기업(21.5%), 대기업(16.8%), 정부(공무원)(16.8%), 중견기업(15.6%), 중소기업(11.8%), 외국계기업(9.0%), 금융기관(3.9%)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로 취업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중소기업(25.0%), 중견기업(19.1%), 공기업(16.0%), 정부(공무원)(15.9%), 대기업(8.6%), 외국계기업(6.0%) 등의 순이었다.

대졸생 A모(24·포항시 북구 양덕동)씨는 “안그래도 취업하기 힘든데 코로나로 인해 더욱 힘들게 됐다”면서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에서는 아예 채용공고조차 내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냥 놀 수도 없어 공무원 시험이라도 준비해야 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