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는 `짜증패스’

2007-12-06     경북도민일보
현금납부 해도 하이패스 써도 기다려야 하니…
경주·남안동 등 8개 고속도요금소 혼용차로 정체 극심

 
 고속도로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대구·경북지역 요금소에 설치된 무정차 요금징수 시스템인 하이패스 차로를 두고 이용객들이 불만 을 터트리고 있다.
 도로공사 경북본부가 관할하는 지역 내 고속도로의 요금소 41곳 가운데 하이패스가 설치된 곳은 북대구요금소 등 21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서대구·화원·구미 등 13개 요금소는 하이패스 전용차로가 설치돼 있고, 경주·남안동 등 8개 요금소는 현금납부 차량과 하이패스 차량이 함께 드나들 수 있는 혼용차로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하이패스 전용차로가 생기면서 현금납부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차로가 줄었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북대구 등 대구·경북 내에서 차량 통행량이 많은 요금소에서는 차량 정체가 이전보다 심해져 운전자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대구에서 왜관으로 출·퇴근하는 김문식(32) 씨는 “하이패스 때문에 일반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차로가 감소해 출·퇴근 시간대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장착한 운전자들 역시 불만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전용차로가 설치된 곳은 별 문제가 없지만 현금납부 차량과 하이패스 차량이 함께 다닐 수 있도록 한 혼용차로는 피크시간대에 현금납부 차량까지 몰리면서 하이패스 차로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이다.
 경산에 사는 김미영(42·여) 씨는 “현금납부 차량이 앞에서 멈춰 표를 뽑거나 요금을 납부하는 바람에 빠른 통행을 목적으로 한 하이패스가 실효성이 없다”며 “혼용으로 할 바에는 도입하지 않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하이패스 차량과 현금납부 차량 운전자 모두로부터 불만이 제기되면서 도로공사도 난처한 입장이다.
 도로공사는 전체 이용자 가운데 하이패스 이용률이 5.5%에 불과해 혼용차로를 당장 없애기는 어렵지만 단계적으로 전용차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도로공사 경북지사 관계자는 “양측 모두로부터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혼용차로를 전용차로로 전환하면 하이패스의 장점이 알려져 민원소지가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김찬규기자 k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