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잇단 사망에 패닉현상

접종자 “괜찮을까” 조마조마 미접종자 “맞아야 하나” 불안

2020-10-22     김무진기자
22일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독감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괜찮을까”라는 불안감이, 아직 맞지 않은 이들은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신고가 이뤄진 13명은 백신 접종과 무관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망설여진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18명째에 달하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28)씨는 “젊은 사람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예 주사를 맞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항 죽도동에 사는 이모(여·32)씨도 매년 맞던 독감 주사를 올해는 맞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이다. 이씨는 “어머니께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본 뒤 맞을 것을 결정하자고 했다”며 “사망자가 계속 나오니까 불안해서 못 맞겠다”고 했다.

백신 상온 노출사고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구미에 거주하는 직장인 황모(43)씨는 “질병관리본부가 백신 상온 노출 사고 원인규명도 못하고 있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를 늘리는 포퓰리즘을 내세웠으나 준비되지 못한 시스템과 아마추어적인 탁상공론 시스템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상에서도 맘카페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주사를 맞더라도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한 원인이 밝혀진 뒤 맞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날 대구 기반의 한 맘카페에는 “두 아이의 무료 독감 접종을 예약해놨는데, 뉴스에서 독감 주사를 맞은 뒤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와서 걱정이 앞선다”며 “예약은 했지만 어쩐지 불안하다. 접종을 해도 불안하고, 안 해도 불안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독감백신 접종 예약을 잡았다가 취소하고 일단 지켜보는 중”이라며 “불안해서 무료 백신은 절대 맞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