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동해안도 해상풍력발전 서둘러야”

서남해 한국해상풍력 “발전효율 높고 어민 조업도 OK”… 성공사례 평가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터빈 20기 5만 가구 전기 공급 동해안 사계절 바람 줄기차 서남해보다 성공요인 높은데 설치된 곳 아직 한 곳도 없어 정부 그린뉴딜 맞춰 설치 시급

2020-10-26     손경호기자
서남해
지난 2017년 5월에 착공한 전북 고창군 구시포항 서남해 한국해상풍력(한해풍)의 성공사례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특히 사계절 내내 바람이 줄기차게 부는 동해안은 서남해보다 해상풍력발전의 성공요인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따라서 동해안도 해상풍력발전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동해안은 서남해에 비해 해상풍력이 설치된 곳은아직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입지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육상 풍력보다는 해상 풍력의 발전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현재까지 해상풍력은 총 124.5MW(메가와트) 규모로, 전체의 1.8% 수준에 그치고 있어 발전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상풍력은 지난 7월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한 뒤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해상풍력을 현재의 100배 수준인 12GW까지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은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계획 수립이후 2년 연속 목표치를 초과달성하고 있다.

육지와 10㎞ 떨어진 곳에 설치된 구시포항 서남해 한국해상풍력발전소는 터빈과 국내 최초의 해상변전소가 설치돼 있다.

해상변전소에는 3MW 20기의 터빈에서 모은 22.9㎸의 전압을 154㎸로 높여 내·외부 해저 케이블망을 쓸 수 있게 한다. 터빈에서 육지까지 전기를 옮기는 과정에서 송전 손실을 줄이고 케이블망 단가를 낮춰준다. 20기의 터빈에서 1년간 만들어진 전기 155GW는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의 5만 가구에 공급된다. 또 통항금지구역도 구조물 반경 100m 이내로 최소화하면서 10t 이하, 닻 크기 10㎏ 이내의 어선은 터빈 사이를 지나며 낚시·통발·복합어업 등을 할 수 있게 돼 어민들의 불만요인도 해소했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에는 현재 60MW 규모의 풍력 터빈 20기 중 3기는 기존 제품인 TC2 타입, 17기가 새롭게 개발된 ‘TCS’ 타입이다. TCS 타입은 상대적으로 바람이 약해 사용률이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기후적 특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유리 섬유로 만들어지던 터빈의 ‘날개’ 블레이드를 탄소섬유로 대체해 경량화에 나선 것이다. 날개 길이도 커지면서 직경이 기존 134m로 기존(100m)보다 34% 증가했지만, 중량은 12.2t에서 14.2t으로 16.4%만 늘었다. 탄소섬유를 통해 블레이드 회전 면적을 늘린 반면, 증량은 최소화하면서 이용률을 높인 것이다.

실제 기존 터빈인 TC2의 경우 평균 풍속이 6.5m/s인 서남해에서의 예상 이용률이 24%에 그쳤다. 이는 풍속이 7m/s를 넘는 제주 탐라(33%), 월정(3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TC2를 사용하면서 이용률은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77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 설비가 설치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2040년에는 해상풍력이 육상을 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 창출 면에서도 여타 에너지에 비해 큰 효과가 기대된다. 그린피스의 2015년 분석에 따르면 해상풍력은 제조와 건설·설치, 운영·유지·부수 등을 합쳐 1MW 당 23.8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갖고 있다. 이는 태양광(20.4명), 석탄발전(16.7명) 보다 많은 수치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태양광보다 발전 효율도 더 높고, 설비가 바다 위에 있는 만큼 환경 영향이나 입지 제한도 덜한 편이다. 아직 초기 단계에 그쳐 있는 우리나라가 해상풍력 추진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할 당위성이 충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