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지금은 이명박·박근혜 사면 말할 때 아냐” 선 긋기

언택트 신년 기자회견 “국민의 상식이 용납 않을 것” 특별사면 가능성은 열어 둬

2021-01-18     손경호기자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선고가 끝나자 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건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기는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두분의 전임 대통령이 지금 수감돼있는 이 사실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사태”라면서도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또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 과정에서의 특별사면 가능성까지는 부정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도 있고 그분들 가운데는 지금 상황에 대해 매우 아파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그런 국민들의 아픔까지도 다 아우르는 사면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국민통합형 사면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될 때가 올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전제는 국민에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민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면서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분열이 있다면 그건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사면권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아직까지는 정치인 사면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금으로선 미리 말하기는 어렵다”고 언급, 추후에 사면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공감대에 토대하지 않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사면권 행사, 이런 것은 지금 어렵다”면서 “그게 시대적인 요청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