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사위' 정세균이 꿈꾸는 세상

44개의 정세균 스토리 ‘법 만드는 청소부’ 출간

2021-04-11     손경호기자


“2020년 1월 설 명절을 맞아, 그는 독립운동가 김영관 애국지사의 자택을 방문했다. 김영관 애국지사는 경기도 포천 출생으로 1944년 일본군에 강제 징병되어 배속됐다가 중국 무석(無錫)에서 탈출해 한국광복군 징모 제3분처에 입대하여 항일 운동에 매진하신 분이다. 이제 하늘에 계셔서 명절에 뵙지 못하는 장인 어른을 찾아가는 마음으로 그는 그 곳에 가지 않았을까. 장인 어른이 못 다 이룬 꿈, 더 크게 이루겠다는 다짐을 안고. _ <포항이 낳은 독립운동가의 사위> 중에서”



정치인 책 ‘같지 않은’ 정치인 책이 출간됐다. 바로 정세균 국무총리의 44가지 스토리를 담은 ‘법 만드는 청소부’(고병국 지음·이우영 그림, 이불)이다.

‘법 만드는 청소부’는 이 책 후반부에 수록된 한 일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청소부는 이 책의 주인공인 ‘정세균’일까? 아니다. ‘법 만드는 청소부’는 바로 국회 청소노동자다. 즉, ‘국회직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법을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보람을 느끼며 일하는 국회 청소노동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 일화는 국회의장 정세균이 당시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청소노동자를 ‘용역’에서 ‘직접고용’으로 극적으로 관철시킨 스토리다. 그가 왜 이 사안에 그토록 열정을 쏟았을까? 그 이유는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이 그가 정치를 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삶을 추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는 사회. 그것이 ‘정세균이 꿈꾸는 세상’이고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정치가의 꿈을 품은 시골 소년이 자라나 우여곡절 끝에 국무총리에까지 이르는, 쉼 없는 여정이 담겨 있다. 그는 기업인 출신 경제통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대한민국 경제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상찬하기 위하여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 책에는 여느 정치인 책과 달리, 독자들을 오글거리게 하는 용비어천가도, 역사를 제멋대로 바꾸어놓는 가짜 뉴스도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려대에서 영문학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고병국 서울시의원이다. 그는 20년 가까운 시간을 정세균의 보좌관으로 일해왔다. 6선 국회의원, 산자부 장관, 당대표, 국회의장을 거치는 동안 함께 걸어온 저자이기에 누구보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잘 안다.

‘안 받아먹은 유일한 의원’, ‘소파는 가구가 아니라 국격이다’, ‘포항이 낳은 독립운동가의 사위’ 등의 소제목처럼 정치인 정세균의 44개의 인생 스토리가 흥미롭게 녹아있다. 특히 정세균 총리는 포항 흥해 출신인 최홍준 독립운동가의 사위로, ‘포항의 사위’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