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TK총리 발탁 기대 크다

2021-04-18     경북도민일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선택은 ‘TK 총리’였다. 지난 16일 개각에서 문 대통령이 대구경북(TK) 출신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국무총리에 지명한 것은 4·7 재보선 참패에서 드러난 들끓는 민심을 달래기 위한 중도·보수층을 의식한 인사로 보인다. 한편으론 지난 총선 이후 변방으로 전락하다시피 한 TK지역 정치권이 다시 목소리를 높일 수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김 국무총리 후보자가 문 정부 마지막 총리로 선택을 받은 것은 그가 ‘통합과 화합’형 인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의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와 달리 TK 출신 정치인으로서, 이번 재보선에서 드러난 이반한 중도층 민심을 되돌리고 나아가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안배를 고려한 일석이조 포석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험지인 대구에서 2016년 20대 국회의원(수성갑)으로 당선되는 등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어 여권에 있어선 보배와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3수 끝에 민주당 최초로 대구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문 정부 출범 이후 초대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다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또 8월에는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이낙연 전 대표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처럼 김 후보자는 다른 여권 인사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정치이력을 지니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은 그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정치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김 총리 후보 지명은 여권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을 위해서도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비록 1년의 임기에 불과하지만 김 후보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막중하다. 우선 내각을 통솔해 4차 대유행 초입에 들어선 코로나19 재난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한 여당의 재보선 참패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정운영 공백과 누수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각을 다잡고 민심을 추슬러야 한다.

김 후보자 개인적인 정치인생으로서도 이번이 좋은 기회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성공적인 대구입성을 통해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열악한 탓에 대권가도의 꿈을 중도에 접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총리로서 여야를 아우르는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해 국정을 안정시키는 한편 대구경북을 ‘홀대론’ 오명에서 벗어나게 할 다양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면 그의 정치인생에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가 다시 대구에 금의환향해 제2의 정치인생을 열어갈 지 못할 지는 그가 하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