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농협’ 딱지 떼고 `농민의 농협’돼야  

2007-12-30     경북도민일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취임으로 통합 농협 3기가  새로 돛을 올렸다. 2차 투표에서 역전승해 250만 조합원의 수장이 된 최 중앙회장은 경력부터가 주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포항 동지상고 후배라는 점이다. 이 특이한 인연이 경북도의원 4선-도의회 의장 경력보다 먼저 주목받은 것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정치 풍토 탓이기만 바란다.
 우리는 이 보다는 최 회장이 경북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농협의 조타수가 됐다는 점을 더 반기고 싶다. 때문에 최 회장에게 거는 기대 또한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다. 경북의 명예를 드높이는 농협의 지도자가 돼달라는 주문이다. 농협 1~3대 민선회장들은 모두 비리를 저질러 구속되는 전례를 남긴 터다. 우연의 일치일까.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 농협 안에는 흡인력 강한 빨대를 꽂을 곳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최 회장은 그 유혹에 빨려 들어간 전임자들의 과오를 절대로 되풀이 하지 않기 바란다.
 또 한 가지 관심거리는 농협의 개혁이다. 현재의 농협은 차라리 금융기관이라 해도 지나칠 게 없을 지경이다. 증권사·은행 인수에나 눈독을 들인 사실이 그 반증이다. 임직원 가운데 3분의2를 훨씬 넘기는 절대 다수가 금융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현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입으로는 농민을 위한 조직이라면서도 한낱 말장난에 지나지 않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꼴이다.
 농협이란 이름을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이제는 농협의 본령을 되찾고 지키는 조직이 돼야할 때다. 개혁방향을 제대로 잡아달라는 이야기다. 국제 환경은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농민을 외면하고 돈이나 세는 데 열중하는 농협이라면 그 존재는 희미해지고 말게 마련이다. 대통령 당선자와 맺은 학연은 개인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하루 빨리 잊는 게 좋다. 대신 그 빈자리는 농민과 맺은 인연을 살리는 마음으로 넘치게 채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