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서 왜 자꾸 이런일이…”

지난 2월 3세 여아 사망 이어 또다시 3세 아이 빌라서 추락 중태 이웃집 맡긴 아이 4층서 추락…식탁서 떨어졌다 거짓 진술 골든타임 놓쳐 뇌출혈·폐 손상 등 상태 심각해 중환자실로 병원 측 아동학대 의심해 신고…경찰 고의성 여부 등 조사

2021-05-31     김형식기자
구미경찰서
지난 2월 3세 여아 사망사고에 이어 구미에서 또 다시 3세 아이가 빌라 4층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구미가 자칫 아동 학대도시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10시 20분께 구미의 모 빌라 4층에서 3세 아이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추락한 아이의 엄마 A씨는 “인근에서 가게를 하는데 아이가 이 빌라 4층에서 살던 신생아와 잘 놀고 아기 엄마 B씨와 친분도 있고 해서 아이를 그 집에 잠시 맡겼는데 아이가 빌라 4층에서 떨어졌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이어 “아이는 뇌출혈이 발생하고 한쪽 폐가 심하게 손상됐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중환자실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가 처음에는 ‘아이가 식탁에서 떨어졌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창문에서 떨어졌다’고 말을 바꿨다” 며 “처음부터 4층에서 떨어졌다고 했으면 대학병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았을텐데 식탁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금방 나을 줄 알고 지역 병원에 가서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와 친분이 있던 A씨는 당일 오전 9시께 아이를 B씨에게 맡겼으며 사고 후 아이를 치료한 구미 강동병원은 대구 대학병원으로 아이를 이송했고 대학병원에서는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에서 B씨는 “아이가 놀다가 식탁에서 떨어졌다”고 이틀동안 거짓말을 하다가 인근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경찰이 추궁하자 “4층에서 떨어졌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가 ‘무서워서 거짓말을 했다’고 하는데 믿을 수 없다” 며 “아이가 4층에서 떨어졌으면 119에 먼저 신고해야 하는데 자기 신랑한테 먼저 알리는 게 말이 되나”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B씨가 ‘한달된 본인 아기 분유를 먹이고 있었는데 우리집 아이가 안방으로 들어가 한참동안 인기척이 없길래 찾아봐도 없어 창문을 보니 방충망이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며 “ ‘창문 옆에 침대가 있었고 환기시킨다고 창문을 열어놨다’고 하는데 겁이 많은 아이가 방충망을 자기가 열고 스스로 뛰어내렸다는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접수한 대구경찰청은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했고 경북경찰청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B씨의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13세 미만의 아동학대나 학대 의심이 되는 사건의 초동 수사는 관할 구미경찰서가 하고 나머지 수사는 경북경찰청에서 맡는다.

3세 아이의 추락소식을 접한 구미시민 김모(64·상모동)씨는 “구미에서 왜 자꾸 이런 아동학대 사고가 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러다 자칫 구미가 아동학대도시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2월에도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진채 발견돼 충격을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