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만 보이나… 野 잠룡들 ‘속앓이’

전대 이후도 ‘尹 정국’ 지속 전망 유승민·원희룡·홍준표·안철수 존재감 못 드러내 지지율 미미 김동연·최재형까지 가세하면 대선 주자들 경선 어려워질 듯

2021-06-03     손경호기자




대권 주자엔 윤석열만 보이나.

보수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차기 대권 주자들의 존재감이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도 당내 대권 주자들을 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윤석열 정국’은 전당대회가 끝나고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입문이 가시화하면서 야권 잠룡들이 관심받을 기회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야권에서 잠룡으로 꼽히는 인물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홍준표 무소속 의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출신 지역·검찰 등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대권 주자들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었지만 윤 전 총장은 이를 완전히 깨고 당내 여론 선점에 들어간 셈이다.

반면 전당대회에 이목이 집중되기를 바라며 웅크려있던 야권 잠룡들의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의뢰)의 지난 24~25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안철수 대표(2.8%), 유승민 전 의원(2.0%),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1.0%), 원희룡 제주도지사(0.9%) 등 미미한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전 총장은 30.5%로 1위였다. 여기에 더해 전당대회 과정 자체도 이들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뜬금없이 ‘계파 논쟁’에 연루됐다. 주호영·나경원 후보가 이준석 후보를 ‘유승민계’로 분류하고 나선 것인데, 이는 이 후보보다도 유 전 의원에게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 정당에서 또다시 계파 논쟁의 한 축으로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유 전 의원의 향후 대권 가도에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안철수 대표의 야권 통합 구상은 이준석 후보의 ‘돌풍’으로 암초를 만났다. 이 후보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가 대표로 선출될 경우 양당 통합 논의는 한동안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아직 드러내지 않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나 최재형 감사원장까지 등장한다면 (야권 잠룡 후보들의) 선거는 더욱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