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TK 정치력’… 전대서 망신만 ‘톡톡’

대구·경북 대표주자 주호영 초라한 성적표로 위기 몰려 원외 김재원 의원, TK 유일 지도부 입성하며 ‘체면치레’

2021-06-13     손경호기자
이준석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 정치권의 민낯을 그대로 노출하며 망신만 톡톡히 산 전대로 끝을 맺었다.

대구·경북 지역은 25개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이 23명이나 포진한 지역이다. 지난 2020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국회의원(대구 수성을)과 최근 당직자 폭행 논란으로 자진탈당한 송언석 국회의원(김천)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셈이다.

더구나 30만명 수준으로 알려진 책임당원도 대구·경북지역이 30% 가량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 20% 등과 비교해도 높은 상황이다. 영남권 책임당원이 50% 가량으로 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만 얻어도 당선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1일 발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는 ‘이준석 돌풍’, ‘무기력한 TK의 정치력’을 확인한 자리가 됐을 뿐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결과, 이준석 후보가 43.82%를 얻어 당대표로 당선됐고, 나경원 37.14%, 주호영 14.02%, 조경태 2.81%, 홍문표 2.22%로 순으로 득표했다.

대구·경북 대표 주자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저조한 전대 성적표로 정치적 한계를 드러내며 위기에 몰리게 됐다. 당대표 권한 대행 겸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5선 중진으로 이준석 돌풍에 무릎을 꿇은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원외의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까지 당원 및 국민여론 지지도에서 모두 패배함으로써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게 됐다.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은 당헌에 따라 당원 투표 70%, 일반인 여론조사 30%를 합산한 결과로 선출됐다.

전대 경선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로부터 지적받은 팔공산만 올랐다는 비아냥이 현실이 된 점도 뼈아픈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위원에는 조수진·배현진 국회의원과 김재원·정미경 전 국회의원이, 청년 최고위원에는 김용태 후보가 각각 선출됐다.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하는 인사가 전무했다는 점도 현 TK 정치력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 국민의힘 의원 선수는 3선의 김상훈·윤재옥 의원을 비롯 재선의원 8명, 초선의원 13명이 있지만 누구 하나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하지 않았다. 최고위원에 당선된 조수진·배현진의원은 모두 초선이다. 결국, 책임당원이 어느 지역보다 많아 밭이 좋은 대구·경북지역에는 조수진·배현진 의원에 버금갈만한 의원이 없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나마 원외인사인 김재원 전 국회의원과 도태우 변호사가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해 김 전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면서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지켰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