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변한 마을앞 하천… “농사 짓기 겁납니더”

포항 흥해읍 대련1리 하천 경제자유구역내 기반조성 공사 침출수로 붉게 변해 주민들 “손씻기도 꺼려져 시공사는 즉시 해결하라” 현대엔지니어링 “수질분석 데이터 기준 방침 정할 것”

2021-07-25     이상호기자
“예전엔 맑은 물이 졸졸 흐르던 하천이 어느날 갑자기 온통 붉은색으로 변했습니다. 이제 맘 놓고 농사도 지을 수 없게 됐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1리에서 만난 동네 주민 S(59)씨는 붉게 변한 하천을 바라보며 불만을 토로했다.

S씨에 따르면 이곳 대련1리 하천은 지난 2018년 경제자유구역 내 기반조성 공사를 하면서부터 철분 성분의 붉은 물이 하천으로 흘러오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내 기반조성 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아 기반공사를 하고 있는데, 공사 과정에서 흘러내린 침출수는 침사지에서 1차로 침전시킨 뒤 하천으로 흘러 보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1차로 침전시킨 물에서도 붉은색이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라는 점이다. 흘러든 침출수는 이곳 하천 바닥은 물론 하천 주변까지 온통 붉은색으로 뒤덮어 불안감을 유발시킨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곳 주민들도 불안해서 하천에 손 발 씻는 것 조차 꺼려하고 있다. 더욱이 이곳 대련1리 보다 경제자유구역 반대쪽 이인리는 붉은색이 더 심해 폐수로 처리하도록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포항시와 주민들의 요구로 지난 16일 공사 감리단에 수질분석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현대엔지니어링 석광수 공사현장 팀장은 “포항은 대부분 이암토질이 많아 철분성분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수질분석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처리방침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곳 공사 현장에는 침출수 문제만이 아니라 공사로 인해 깎여진 절벽에는 안전장치가 없어 농지·등산로를 이용하는 주민들과 공사장 인부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곳 대련1리 최해섭 이장은 “그토록 맑았던 하천이 어느날 갑자기 붉은색으로 변했고 공사장 인근 농지나 등산로에는 안전장치가 없어 주민들이 불안해 한다”면서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측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