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봉사해 달라는 유언 남기고 별이 된 백혈병 투병청년

2021-07-25     박명규기자
“너희는 세상에 빛이 되고 나는 밤하늘 빛이 되어 세상을 밝히자.”

고교 친구들에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는 꿈을 대신 이루어 달라는 유언장을 남긴 청년이 하늘에 별이 됐다.

2017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이어오던 고(故) 유준범씨는 지난 22일 오후 삼성 서울병원에서 향년 21세의 꽃다운 나이에 눈을 감았다.

빈소는 유 씨가 태어나고 자란 칠곡군 왜관읍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 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독거 어르신 돕기에 동참하고 항암 치료를 위해 입원한 소아암 병동에서도 백혈병에 걸린 아이들을 돌보며 그림 그리기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또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백혈병 환우들을 돕기 위해 매달 일정액을 기부하며 타인을 위해 살겠다는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최근 병세가 악화되자 마지막을 예감한 유 씨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다하지 못한 봉사를 대신해 줄 것을 당부하는 유언장을 남겨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이날 유 씨의 고등학교 선배인 백선기 칠곡군수가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유가족과 아픔을 함께했다.

백선기 군수는 “숭고하고 고귀한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 너무 안타깝다”며“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강조했던 나눔과 이웃사랑 정신의 확산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가족들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