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의 아들 김제덕 일냈다

‘고교생 신궁’ 김제덕 혼성·남 단체 각각 金 2관왕 양궁고장 예천 환호 속 ‘축제 분위기’로 시끌벅적 패기 넘치는 파이팅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 톡톡 3관왕 노렸으나 개인전 32강 문턱서 탈락 아쉬움

2021-07-27     박기범기자

양궁도시 예천에 경사가 났다.

예천 출신 ‘고교생 신궁’ 김제덕(17·경북일고)의 잇따른 승전보에 예천지역이 온통 잔칫집 분위기다.

지난 24일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에 이어 26일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오르자 예천군 전역이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김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자 그를 응원하기 위해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 모인 아버지 김철규(50)씨와 김학동 예천군수를 비롯 군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예천에서 김 선수와 함께 양궁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초·중·고교생 선수들은 목소리 높여 응원했다. 어린 양궁 꿈나무 선수들은 김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일제히 일어나 “김제덕, 김제덕”을 연호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아버지 김철규씨는 아들 김 선수가 활 시위를 당길 때마다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응원을 했다. 이날 중계방송를 보던 예천군민들도 환호했다. 결승전이 진행되는 동안 예천군 전역이 멈추었고 예천군 공무원들도 TV 중계방송을 보면서 “김제덕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예천이 낳은 천재 궁사 김제덕은 이제 고교 2년생이다.

하지만 그는 17살 막내답지 않은 패기넘치는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 내내 팀에 강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올림픽 2관왕을 달성하고 포효를 내지른 김제덕은 27일 개인전 3관왕까지 노렸으나 부담 때문인지 32강 문턱에서 주저 앉아 아쉬움을 남겼다.

2004년생으로 올해 17세인 김제덕은 예천 경북일고에 재학 중이다. 이번 금메달로 ‘군필 K고딩’으로 불린 김제덕은 유난히 “파이팅”넘치는 선수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제덕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 활을 처음 잡았다. 김제덕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이력도 있다. 당시 똘똘한 눈빛을 뽐내던 김제덕은 “중요한 건 멘탈”이라며 “활은 못 쏴도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듬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제덕을 지도해왔던 황효진 코치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학교에서 원리원칙도 많이 따지고, 친구들과 장난도 많이 쳐서 학교 선생님이 ‘양궁장에 가서 좀 침착하게 하는 것도 배우라’고 보냈는데, 1년 반 만에 전국대회 금메달을 휩쓸었다”고 전했다.

김제덕이 ‘파이팅’을 외치는 것은 긴장감을 풀기 위한 자신만의 행동이라는 게 황 코치의 설명이다. 황 코치는 “제덕이가 상대의 멘탈을 흔들려고 한 건 아니고, 긴장감을 좀 풀려고 ‘화이팅’을 하겠다고 했다”며 “대회 전 특별훈련 때부터 ‘파이팅’ 소리를 치면서 스스로 긴장을 풀려 했는데,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그 긴장감을 겪는다는 게 좀 안쓰럽다”고 했다.

김제덕은 어머니 없이 아픈 아버지를 돌보는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 한국 남자양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해 예천을 온통 축제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