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불모지 경북’ 사실로 드러났다

응급실 도착 전 사망자 수 경북, 광주보다 8배 많아 DOA-경북 71명·광주 9명뿐 도착 시간도 평균 42분 걸려 최근 5년간 전국 17개 시도별 도착 전 사망 비율 0.25%로 119 환자 1만 명당 25명 꼴 지역 응급의료체계 보강 시급

2021-08-29     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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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불모지’ 경북의 열악한 의료현실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조사한 응급실 도착 전 사망(DOA)자가 경북이 광주보다 무려 8배나 많다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이렇다할 권역별 응급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경북으로선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등 포항·구미·안동 등에 의과대학병원 신설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경북은 119 신고 후 사망자가 응급실에 도착하기까지의 시간도 평균 42분이 걸리는 등 지역별로 10분 이상 격차를 보여 응급의료체계의 신속한 보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29일 이용호(무소속)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16년~2020년(2020년은 잠정치) 국내 17개 시도별 119 신고 환자 가운데 응급실 도착 전 사망(DOA)비율은 평균 0.25%다. 119환자 1만명당 25명꼴로 응급실 도착 전에 사망한 셈이다.

5년간 119환자 1만명당 DOA 비율은 경북이 71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전북(65명) △강원(49명) △제주(45명) △충북(42명) △경남(37명) △세종(37명) △전남(32명) △울산(28명) △충남(27명) △인천(21명) △부산(18명) △경기(14명) △대구(11명) △대전(10명) △서울(10명) △광주(9명) 순이다. 경북은 최소 지역인 광주에 비해 무려 8배 가량 많다.

또 5년간 DOA의 신고 후 응급실 도착 시간은 전체 평균 40분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47.5분) △강원(46.6분) △대구(46.5분) △충북(43.7분) △경북(42.6분) △전북(41.9분) △제주(41.9분) △전남(41.2분) △충남(40.6분) △부산(40.2분) △경기(39.6분) △경남(38.4분) △대전(34.5분) △서울(33.5분) △울산(29.6분) △세종(24분, 2020년 한정)이다.

이외에 DOA 환자 수와 DOA 환자 응급실 도착 소요시간은 공통적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만명당 사망자 수는 10세 미만(6명)보다 80세 이상(65명)이 약 11배 많았다. 평균 소요시간도 10대가 35.4분인 반면 80세 이상은 41분을 기록했다.

이용호 의원은 “최근 5년간 DOA 환자 비율이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역별로는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고, 응급실 도착 소요시간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인다”며 “이는 기존의 소방시설(인력)이나 의료시설(인력)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광역시와 도(道) 간의 DOA 격차를 줄이려면 해당 지역적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며 “단순히 시설과 인력, 인프라만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DOA 환자 수와 응급실 도착시간을 함께 줄이기 위해 보건·소방·지자체가 함께 범정부 차원의 지역별 응급의료환경구축계획을 조속히 마련·시행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텍 김무환 총장은 지난 7월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설립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