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vs 洪 국힘 대권주자간 “왜 이러나”

홍, ‘윤석열 때리기’ 공세 강화 윤, 야당 기득권 누리냐 불쾌감

2021-09-13     손경호기자
7일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대권주자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당 지도부와 대권 주자들이 해당 의혹에 대해 ‘여권발 정치 공작’이라며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것과 달리 홍준표 의원은 홀로 윤석열 ‘때리기’에 나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어 고발 사주 의혹이 당내 대권 주자 간 갈등으로 옮겨붙는 조짐이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전 총장과 당 유력 대권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홍 의원은 최근 고발 사주 의혹을 지렛대 삼아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를 강화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해당 의혹을 스스로 해소해야 하며 당이 문제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 당 지도부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비롯한 대권주자들이 발 벗고 나서 윤 전 총장 방어에 나서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홍 의원은 지난 12일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우리 당을 공범으로 엮으려고 짜는 프레임에 넘어가면 바보같은 짓”이라며 “제 문제도, 당 문제도 아닌 후보 개인(윤 전 총장) 문제에 당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여권의 주장대로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의 당사자일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홍 의원은 지난 11일에 페이스북에 “의혹의 당사자들은 팩트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고 당을 끌고 들어 가지 마시기 바란다”며 “팩트가 있다면 경위가 어찌됐든 그건 정치 공작이 아닌 범죄”라고 썼다.

정면 돌파를 선택한 윤 전 총장은 홍 의원 발 내부 공격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대구시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경선을 통해서 경쟁한다고 해도 어떻게 저쪽(여당)에서 총을 한 방 쏘니 그냥 난리가 나서 바로 올라타 가지고 그렇게 하나”라고 말했다. 또 “정권교체를 하려는 건지 계속 야당의 기득권 정치인으로 남아 그걸 누리겠다는 것인가”라며 “정치는 정치인들과의 경쟁보다 국민을 바라보고 자기가 할 일을 해가면서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와 관련해 특정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고발 의혹이 시작된 이달 초부터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홍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갈등은 앞으로 더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당 유력 대권주자 자리를 두고 윤 전 총장과 각축을 벌이는 홍 의원은 ‘윤석열 리스크’가 부각될 수록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어서다.

본경선이 가까워질수록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한 파상공세에 나설 것이고 윤 전 총장 측 역시 이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당내 긴장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