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 폐교 활용, 묘책 찾아야

2021-11-01     경북도민일보
출생률 저하로 문을 닫은 농촌 지역 학교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몇 푼의 임대료 때문에 폐교가 흉물로 변하게 방치하는 것보다 교육시설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민간업체라도 선정해 재산 가치를 유지하고 관리비용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도내 초·중·고 48개소가 폐교됐다. 대구가 분리된 1981년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도내에서는 총 768곳이 폐교됐다. 이 기간 폐교 수는 전남 828개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현행법에는 학교 용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없다. 다만, 교육용으로 활용할 경우 수의계약으로 매각·대부가 가능하다.

경북도교육청은 학교 용도를 폐지해 일반재산으로 분류해 민간에 매각·임대하거나 자체적으로 체험·실습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농·산·어촌이 많은 경북도 특성상 폐교 대부분이 산·오지에 있어 각종 규제 등으로 활용에 어려움이 많다.

각시군 교육지원청이 관리하고 있는 폐교들 중에는 대부가 어려울 정도로 폐교의 관리상태가 안 좋은 곳이 많다. 포항시 대보면의 강사분교장의 경우 벌써 30여년째 폐교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민간업자들이 대북계약을 하러 왔다가도 높은 임대료와 건물상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 폐교의 경우 화장실이 없어, 설치에만 1억여원이 들고 건물의 천정 등이 발암물질인 석면으로 돼 있어 철거비가 더 드는 등 배 보다 배꼽이 더 커 임대가 안 되고 있다. 민간업체가 투자를 하고 싶어도 연장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3년 임대조건이어서 투자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경북도교육청은 과감한 폐교 활용책이 필요하다. 폐교를 잘 활용하면 농어촌 마을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을주민들의 소득과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폐교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 임대료 책정 방법을 달리하고, 장기 방치 폐교의 경우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활용방안을 공모해 임대료에 연연하지 말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활용토록 해야 한다. 최근 영천시 화북면 구 자천중학교는 2016년 폐교된 후 5년 만에 어린이들의 공원으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봉화군 소천면 산타마을 인근 폐교는 인근 관광지와 연계 리모델링한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등 관광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북교육청과 의회는 폐교를 체계적으로 관리, 활용할 ‘시설관리공단’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