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인데 ‘봄’같은 날씨… 올가을 역대 최고기온 기록

기상청, 가을철 기후 분석 평균 20.9도로 역대 최고 10월 변동폭 16.2도 최대 아열대 고기압 남풍류 탓 “이번 겨울, 한파·대설 등 기온 변동폭 클 듯” 예측

2021-12-08     박정호기자

“계절적으로 이맘 때면 한겨울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봄날씨 같네.”

최근 아침과 낮 최고기온의 변동 폭이 너무 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무려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곳도 있다.

아침에는 1~5도의 기온늘 보이다가 낮 최고 기온은 15~16도를 보이는 변덕스런 날씨를 보일뿐만 아니라 올 가을에도 평년보다 따뜻했다. 하지만 10월 중순 이후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오며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였다. 특히 10월 기온 변동폭은 역대 10월 중 가장 컸다.

기상청은 8일 ‘2021년 가을철 기후분석 결과’에서 10월1일부터 31일까지 일평균기온의 최곳값(22.6도)과 최젓값(6.4도)을 비교해본 결과 기온 변동 폭이 16.2도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단위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큰 수치다.

9월1일부터 10월15일까지 평균기온은 20.9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아열대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에 장기간 머물면서 따뜻한 남풍류가 유입돼 고온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그러나 10월 중순부터 아열대고기압이 남쪽으로 물러나는 동시에 찬 대륙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10월15~17일 이틀간 기온이 11.7도나 하강했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의 원인은 베링해 부근에 블로킹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 상공의 공기 흐름이 동서로는 정체되고, 위아래로만 흐르면서 북쪽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계속 내려왔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베링해 고도 5.5㎞ 상층에서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 우리나라 쪽으로 저기압이 내려오게 된다. 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남북으로 움직이는 기류가 생기면 북쪽의 한기가 내려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기온변동폭이 컸다는 것이다. 블로킹 형성의 명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지구 온난화 추세에서 블로킹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가을철(9~11월) 평균기온은 14.9도로 평년보다 0.8도 높아 역대 5위 수준을 보였다. 이런 블로킹 현상 때문인지 12월의 날씨도 예년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가을철은 10월 중반까지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이후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등 기후 변동성이 뚜렷이 나타난 계절이었다”며 “이번 겨울철도 한파·대설 등 기온변동폭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