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국민의힘… 분위기 쇄신할까

선대위 ‘탈퇴‘ 마음 굳힌 李 “당 대표 통상 직무에만 집중” 메스 들고 수술실 들어선 金 “선대위 효율 제고 방안 고심” 尹 협조·보좌 따라 성패 달려

2021-12-22     손경호기자·일부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이 대선을 78일 앞두고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당 대표의 선거대책위원회 ‘사퇴’로 분출한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과의 충돌 문제가 온통 관심인 가운데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제부터 ‘메스’를 대겠다고 천명했다. ‘수술실’에 들어선 김 총괄위원장을 윤석열 후보가 얼마나 잘 보좌하는지가 쇄신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9시14분쯤 페이스북에 “핵관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뗐다”며 “오늘로 당 대표의 통상 직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되었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 “전혀”라고 일축했다. 갈등을 빚고, 거취를 결단하라고 압박한 조수진 최고위원이 선대위 직책에서 물러났음에도 이 대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이 대표의 선대위 ‘탈퇴’는 당장 ‘윤핵관’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를 날렸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울산에서의 회동이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대의명분을 생각해서 할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줬다면 일군의 무리에게는 한번 얼렁뚱땅 마무리 했으니 앞으로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하고 다녀도 부담을 느껴서 지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때다 싶어 솟아나와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와 충돌했던 조수진 최고위원을 겨냥해 “지금 전쟁 중인데 조 최고위원이 선대위에서 보여줬던 항명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전쟁 중 항명은 즉결처분”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선대위 여건하에서 효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선대위를 끌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핵관을 정리할 필요는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윤핵관이 누구죠”라고 불편한 기색으로 반문하면서 “윤핵관이라는 게 뭘 의미하는지, 실체가 있는 건지, 정확한 건지 답변하기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윤 후보가 김 총괄위원장의 선대위 쇄신 움직임에 얼마나 힘을 실어주고 협조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윤 후보는 김 위원장 중심의 선대위 질서 재편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후 1박2일 간의 호남 일정을 위해 서울을 떠나 전북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