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民精神

2008-01-27     경북도민일보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할 즈음,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일파는 훈민정음에 대해 세밀히 분석하여 장황한 반대 상소문을 올렸다. 이들의 주장은 훈민정음을 몇 십년 쓰다보면 한문을 아는 사람이 줄어들고, 훈민정음으로도 충분히 관청 일을 다 해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중국 성현의 글을 모르게 돼 나라가 무식해진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훈민정음을 `새롭고 이상한 장난’으로 치부했었다. 훈민정음 반대 상소는 훈민정음이 얼마나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글임을 역설하고 있다.
 정인지는 훈민정음해례의 서문에 훈민정음의 설명만보면 누구든 선생에게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깨달을 것이라고 했다(홍이섭 저,`세종대왕’).
 훈민정음이 `한글’이란 이름으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지난 1927년 잡지 `한글’이 출판되고부터라 한다. 한글의 `한’은 `하나’ 또는 `크다’는 뜻이다. 한글은 한마디로 훌륭한 우리말을 적은 글자이다. 현대문명의 `총아’인 컴퓨터가 가장 잘 받아들이는 글자가 한글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 문화관광부가 `한류’ 확산을 위해 한글을 세계에 보급할 계획이다. 2011년까지 세계 100곳에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을 건립키로 했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위상에 걸맞은 한국 문화의 세계화이며, `친한파’ 배양의 초석을 닦는 일이다. 중국이 중국어의 제2국제어화를 목표로 세계 100곳에 설립 중인 `공자학원’과도 유사하다. 세종학당에서 한글을 외국인들에게 가르치려면, 훈민정음의 창제 의미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다. 이 때의 `소리’는 글자와 통한다. 백성을 바로 다스리려는 정신, 즉 치민정신(治民精神)에서 훈민정음 28자가 만들어졌다. 세종학당 추진 소식은 오늘의 혼란스러운 정국에도 세종의 치민정신 을 던지는 것 같다.  /金鎬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