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긴장 끈 늦춰선 안 된다

2022-02-06     경북도민일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주말 영향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어제도 전날보다 2만여 명 증가한 3만8000명을 기록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2월 중순경 3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부 전문가는 3월 10만명을 예상했지만 이대로 간다면 이달 말께 10만 명 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확진자 폭증은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으로 인해 확산세가 너무 빠른 게 원인이다. 하지만 높은 전파력에 비해 치명률은 낮아 과도한 불안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정부도 지난 4일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유행 상황의 의료체계 여력, 최종 중증화율·치명률 등을 평가하면서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팬데믹 발생 2년여 만에 사실상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강력하다는 점을 빼면 중증도는 확실히 이전의 델타변이보다 낮다. 해외의 경우를 보더라도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확산을 겪은 유럽은 이미 방역조치를 완화하고 있으며 위드코로나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 일상회복 카드를 다시 꺼내려는 이유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달 25일 확진자 10만∼20만명 전망에 대해 손사래를 치며 3만명 정도에서 피크(정점)를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틀 연속 3만 명 대를 기록하며 확진자 추세는 천정부지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현재의 확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달 안으로 하루 확진자 10만명, 혹은 그 이상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록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이 델타의 5분의 1 정도라고 해도 확진자가 5배 이상 나오면 의료 여력이 한계에 도달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처럼 오미크론 확산세가 들불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벌써 방역완화 기조를 언급하는 것은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 델타보다 중증화율이 5분의 1 정도로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도 외국처럼 일상적 방역·의료체계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자칫 방역에 대한 국민들의 긴장감을 약화시켜 사태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도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겠다는 정부 검토에 신중한 입장이다. 언젠가는 계절 독감 수준으로 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독감보다 치명률이 높은데다 항바이러스제를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오미크론을 계절 독감 정도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포항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는 설 연휴 이후 오미크론 대응 진단·검사 체계로 본격 전환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섣부른 판단이 이러한 지자체의 노력과 의지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