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 “포항 성공을 지방발전 롤모델로… 후세에 역사적평가 받고파”

압도적 지지로 대선승리 견인 영일만대교 등 포항 현안사업 차기정부서 성사 기대감 표출 地選 3선도전 배경 ‘고향사랑’ 8년간 시정 운영한 경험 살려 고향 발전 위해 여력 쏟을 것

2022-03-13     모용복선임기자

“이번 20대 대선에서 지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교체에 성공해 차기 정부에서는 포항의 각종 국책사업들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큰 기대를 합니다.”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아 일주일간 재택치료 후 최근 대면 업무에 복귀한 이강덕<사진> 포항시장은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시정(市政)에 복귀하자마자 현안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이 시장은 얼굴은 수척했지만 포항발전 구상과 비전을 설명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느껴졌다.

이 시장은 현 정부 5년간 미온적인 지원으로 인해 발목 잡힌 영일만대교를 비롯한 지역 각종 국책사업들이 차기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석열 당선인 대선공약일 뿐만 아니라 후보시절부터 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포항과의 인연이 각별합니다. 지난해 9월 대선 출마 선언 후 가장 먼저 포항을 방문해 기계면 봉계리에 있는 파평 윤씨 시조묘에 제사를 올렸으며, 지난달 27일 포항 유세 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열렬한 지지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포항은 윤 당선인이 힘들 때 용기와 힘을 북돋아 준 정치의 원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획대로 된다면 영일만대교는 내년 말이나 늦어도 내후년에는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시장은 이번 대선 결과가 포스코지주사 포항 이전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27일 이 시장을 비롯해 경북지사·지역 국회의원 등을 면담한 자리에서 포스코지주사 서울 설치는 지방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따라서 차기정부에서는 지난달 25일 합의한 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또 포스코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대기업, 공기업이 지방에 내려올 수밖에 없는 생태계가 제도적으로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포스코지주사 사태 해결을 위해 희생해 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 시장은 “불과 며칠 만에 40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포항시민의 위대함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각종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시민들이 혼연일체로 나섰기 때문이 지주사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2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심경을 밝혔다. 이 시장이 포항시장 3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고향 사랑이다. 포항 장기면 출신인 이 시장의 고향사랑은 각별하다.

“고향은 다른 어떤 가치보다 숭고합니다. 조상 대대로 살아왔고 또 현재 부모님이 살고 있으며, 나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을 한 곳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을 조금이라도 더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난 8년간 시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발전을 위해 남은 여력을 모두 쏟아부을 생각입니다.”

이 시장은 지속가능한 포항발전을 ‘뿌리’ 즉 정체성에서 찾고 있다. 뿌리가 튼튼하지 않으면 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없듯이 도시도 근본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으면 항구적인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장은 8년 재임기간 동안 포항 역사 찾기와 문화발전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2017년 설립한 포항문화재단이 그 한 예이다.

“저는 산업도시 포항이 근본 없는 도시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데 사실 포항은 암각화, 고인돌 등 선사시대 유물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산재해 있습니다. 선사시대에는 해안을 따라 문명이 발달했기 때문에 포항도 이러한 문화유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을 잘 활용하면 경주 못지않은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것이 분명합니다.”

이를 위해 이 시장은 포항 역사를 집대성해 문화도시 도약을 견인할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다름 아닌 ‘포항역사박물관’이다. 대략 200억~300억 원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 용역을 발주해 다음 달 중으로 결과가 나온다. 이를 토대로 하반기에 문화체육관광부에 국비 지원을 건의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포항역사박물관이 건립되면 포항시민들도 역사문화도시 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며 “여러 산업분야도 더욱 큰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항 역사 문화뿐만 아니라 환동해 역사와 문명을 아우르는 ‘환동해문명사박물관’도 추진 중이다.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은 포항을 비롯한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서부 도시, 중국 훈춘시 등 환동해 거점도시들을 연계시켜 인류의 새로운 문명을 창출할 구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취임 직후부터 박물관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이 시장은 “지리적·역사적으로 최적 입지조건을 갖춘 포항시가 만일 박물관 유치에 성공하면 환동해 문명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의 포항발전 구상은 지역과 시대를 초월해 확장된다. 그는 “포항의 성공이 단지 포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포항을 반드시 성공시켜 대한민국 모든 지자체들이 롤모델로 삼아 희망을 갖고 도전에 나서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지금보다 후세에 성공한 시장으로 역사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면서 “시장직에서 물러난 후나 세월이 많이 흐른 후에 진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일희일비하지 않고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닷가 소년’ 이강덕 포항시장의 꿈이 지역을 넘어 환동해로 뻗어나가 활짝 펼쳐질 그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