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해체·SMR 따내자” 대기업들 눈독

尹 정부 출범에 편승 원전분야 미래전략사업으로 급부상 현대·삼성·대우건설 등 원전해체·SMR 사업 등 영역 확대 현대건설-홀텍 원전해체 협력 체결…국내 기업 美 첫 진출 삼성, 美 SMR 전문기업에 5000만달러 투자 등 경쟁 불 붙어 5년간 침체 울진·경주 주민들 반색…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2022-03-31     나영조·김희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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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대우건설 등 국내 대기업들이 윤석열 정부의 원전정책 기조에 발맞춰 원전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나섰다.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백지화’를 추진하면서 원전사업이 기업들의 새로운 미래전략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8일 미국 홀텍과 ‘원전 해체 협력 계약’(Teaming Agreement)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계약을 통해 홀텍이 진행 중인 인디안포인트 원전 해체 사업에 PM(Project Management)으로 참여한다. 향후 홀텍이 소유 중인 오이스터크릭 원전, 필그림 원전 등 해체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건설사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이 미국 원전 해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현대건설이 처음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계약 체결로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국내 원전 해체 사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안팎에서 원전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으로 유럽의 원전 비중 확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탈원전 백지화 등이 맞물리면서 원전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원전해체 관련 사업과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크기가 작고, 안전성도 뛰어나다. 다른 신재생 에너지원보다 자연조건 제약이 덜해 차세대 원전 모델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미국의 SMR 전문기업 ‘뉴스케일파워’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아이다호에 60MW급 SMR 12기 건설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역시 이번 원전 해제 사업 계약을 체결한 홀텍과 지난해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 협력 계약을 맺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 초 초소형모듈원전(MMR) 분야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전문기업인 USNC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MMR 글로벌 EPC 사업 독점권을 확보했다.

원전업체 관계자는 “원전 건설 분야는 무엇보다 시공 경험이 절대적”이라며 “현재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정도가 원전 시공 레코드를 내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국내 최초 원전 수출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 시공사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수주에 참여 중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5년 여 동안 침체에 빠졌던 경북동해안 울진과 경주지역 주민들도 윤석열 정부의 원전추진을 반기고 있다.

울진지역 주민 황모(65·근남면)씨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원전집적지인 울진의 경제도 덩달아 살아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