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0% 중대재해法 “준비 부족”

중재법 시행 100일 대한상의, 930개사 조사 ‘조치했다’ 20.6%에 그쳐 중기 대표 “새정부의 지침 매뉴얼 보고 대응할 계획”

2022-05-15     신동선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100일이 지났지만, 기업 10곳 중 7곳은 여전히 예산과 인력 문제로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한채 속수무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5인 이상 기업 93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68.7%에 달했다.

기업들은 법 이해도 부족으로 대응 체계 확립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재해처벌법에 대응을 위한 조치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63.8%가 아직 ‘조치사항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조치했다’는 기업은 20.6%에 그쳤다. 조치했다고 응답한 기업들의 세부 답변을 보면 △안전문화 강화 △경영진 안전경영 선포 △보호장비 확충 △전문기관 컨설팅 순으로 조사됐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아직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아 대응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새 정부의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명확히 하는 지침이나 매뉴얼을 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규모별 준비도 여전히 격차가 컸다. 전체 응답기업 중 안전보건업무 전담인력을 두고 있다고 답변 비율은 31.6%로 조사됐다. 규모별로 대기업(300인 이상)의 경우 86.7%가 전담인력을 뒀다. 반면 중기업(50~299인)과 소기업(5~49인)은 각각 35.8%, 14.4%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고의·중과실 없는 중대재해에 대한 면책규정 신설’(71.3%)을 가장 보완해야 할 규정으로 꼽았다. 이어 △근로자 법적 준수 의무 부과 △안전보건확보의무 구체화 △원청 책임 범위 등 규정 명확화 순으로 조사됐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실질적인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명확한 의무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