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살 찌푸리는 KBO리그 엉성한 수비…경기당 평균 실책 1.75개

2022-05-23     뉴스1
경기의 질을 높이겠다던 KBO리그가 엉성한 수비로 무더기 실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역대 최다 실책 신기록이 작성될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실책 4개를 범하며 5-6으로 역전패를 했다.

실책이 실점의 빌미였다. 키움이 3-1로 앞선 4회초 무사 1루에서 3루수 송성문이 하주석의 타구를 잘 잡아냈으나 1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키움 더그아웃으로 날아갔다. 1사 1루가 될 상황은 1사 3루로 바뀌었고, 키움은 이진영에게 적시타를 맞고 3-2로 쫓겼다.

키움은 6회초에도 1루수 김웅빈의 포구 실책, 투수 하영민과 포수 이지영의 송구 실책 등 3개의 실책이 나오면서 4실점을 했고, 4-2에서 4-6으로 전세가 뒤집혔다.

같은 날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경기에서는 롯데 자이언츠가 부실한 수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롯데는 9회초 2사 1, 2루에서 터진 고승민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극적인 5-4 승리를 거뒀으나 3개의 실책 탓에 패할 뻔했다.

특히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유격수 이학주가 송구 실책으로 선두 타자 안권수를 내보내면서 꼬일 뻔했다. 다행히 마무리 투수 최준용이 1사 1, 3루 역전 위기에서 실점 없이 잘 막아내 힘겹게 이길 수 있었으나 롯데팬들은 끝까지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지난 한 주 동안 6경기를 치르면서 무려 13개의 실책을 남발했다. 21일 경기에서는 무려 실책 5개를 쏟아내며 4-12 참패를 당했다.

사실 실책은 키움과 롯데만의 고민이 아니다. 10개 구단 모두 실책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공동 최하위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 그리고 롯데는 최다실책(45개) 1위로 매 경기 실책 1개씩을 기록하는 수준이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이상 41개), 삼성 라이온즈(40개)도 실책이 적지 않다.

KBO리그는 23일 현재 217경기 동안 실책 380개가 기록됐다. 경기당 평균 1.75개로 지난해 1.44개(720경기 1037개)보다 0.31개가 많은 수치다. 이 흐름이면 역대 최다실책 1045개가 나온 2016년을 뛰어넘을 수 있다.

실책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4월 123경기에서 실책 220개(경기당 평균 1.79개)가 나왔고, 5월에도 94경기 동안 실책 160개(경기당 평균 1.70개)가 기록됐다.

지난주에는 총 53개의 실책이 쏟아졌는데 이 정도는 많은 편도 아니었다. 주간 실책이 60개를 넘은 적도 두 번이나 있었는데 4월 및 5월 첫 주에는 각각 63개, 62개 실책이 기록됐다.

그동안 야구계는 야구 경기의 질을 높여야 떠난 야구팬을 다시 야구장으로 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3월 취임한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자신을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에 올라온 구원투수”라고 표현하면서 “자아도취에 빠진 한국 야구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기본기가 부족한 선수들은 예년보다 훨씬 많은 실책을 남발하고 있는데 야구계가 바라던 수준 높은 경기와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