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경북도내 전역 투표 열기 시들

선택 6·1 지방선거

2022-06-01     지선특별취재반

 


경쟁상대 없는 포항… 투표장 분위기 한산

○…3월 대통령선거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 포항지역 지방선거 투표장 분위기는 대선 때와는 달리 다소 한산한 모습. 대선 때 박빙 승부와는 달리 정부 여당에 유리한 판세로 선거 분위기가 흘러가면서 투표율이 식은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오전 포항 북구 지방선거 흥해읍제1투표소가 마련된 흥해중학교 이팝관. 이른 아침 어르신 유권자 두 분이 투표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 뒤이어 직장인으로 보이는 유권자도 출근 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몸이 불편한 한 어르신은 휠체어를 타고 투표장에 나와 유권자로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곳을 찾은 어르신은 “3개월 전 대선 때는 강당 밖으로 늘어선 줄 때문에 서서 투표차례를 기다렸다”면서 “그런데 오늘은 투표장이 지난 대선 때와는 다르게 한산하다”고 말했다.



투표사무원의 실수, 1장 빠진 투표용지

○… 포항시 북구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사무원의 실수로 기초의원비례대표 용지가 빠진채로 투표가 진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1일 포항북구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북구 장량4투표소에서 7장인 투표용지 중 기초의원비례대표 용지가 빠진채 유권자 115명이 6장의 투표용지만 받아 투표했다.

이런 사실은 투표가 진행된지 1시간 가량 지난 후 투표사무원이 발견, 선관위에 통보하면서 밝혀졌다.

포항북구선관위 관계자는 “포항시의 협조를 받아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간 115명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고 투표소를 다시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오후 3시까지 7명만 재방문해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용지를 출력하는 과정에서 투표사무원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투표가 끝난 후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치매 앓는 부인 도와주려다… 노부부 대리투표 의심 소동

○… 포항시에서 대리투표 의심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1일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8분께 포항시 흥해읍 종합복지문화센터 투표소에서 A씨(80)와 B씨(78)가 투표용지를 받는 과정에서 선관위 직원이 ‘대리투표가 의심된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치매를 앓는 부인 B씨의 투표를 도와주려다 생긴 오해로 확인됐다. B씨는 정상적으로 투표를 마친 후 귀가했다.




선거막판까지 폭로전, ‘뚝’ 떨어진 투표 열기

○…포항은 선거 막판까지 거대 정당 소속 일부 시의원에 대한 폭로와 이력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선관위 유권해석이 내려졌지만, 투표율을 끌어 올리는 데까지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

다른 지역의 투표소도 사정은 비슷. 지역 투표소 마다 식은 투표 열기는 이미 여론조사에서 특정정당 후보들의 압도적인 지지율 차이 때문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2018년 지방선거 대비 투표율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포항 지방선거 투표율은 남구 19만 7208명, 북구 23만1823명 중 39% 만 투표에 참여했다. 같은 시간 때 기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55% 비해 크게 떨어졌다. 사전 투표율 역시 지난 2018년 19% 이었던 반면, 이번 선거는 17%에 불과했다.

투표장을 찾은 한 어르신은 “지난 대선 때는 서로(국민의힘과 민주당) 박빙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투표장 열기가 식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도 중요하지만, 지역 일군을 뽑는 지방선거는 더욱 중요하다”며 “지역 일군을 제대로 뽑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민들의 삶도 편하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