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독도 앞바다 누빈 ‘제주해녀’, 광복 77주년 맞아 다시 독도로

8월 17일 40여명 방문 예정 독도·제주 해녀 간 역사성 보전·기념하기 위한 행사

2022-06-16     허영국기자
옛 독도 앞바다를 누빈 ‘제주 해녀’들의 삶이 77주년 8·15 광복절을 앞두고 재조명 받고 있다. 울릉도와 독도 앞에서 물질했던 제주 해녀들이 광복절을 전후해 독도를 찾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1950년대와 60년대 독도에서 물질한 해녀들을 비롯해 제주 해녀 40여 명이 오는 8월 17일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찾을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번 울릉·독도방문에는 과거 독도에서 실제 물질을 한 해녀 김공자·홍순옥·고정순씨가 동행한다. 독도와 제주 해녀 간 역사성 등을 보전·기념키 위한 행사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제주 해녀들의 첫 독도행은 1930년대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의 수산자원에 대한 수탈이 이뤄진 시기다. 당시 일본인들은 독도 앞바다의 전복 등을 채취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아가 해녀들을 고용했다고 한다.

장시간 독도에서 머물며 물질을 한 제주 해녀의 기록은 1950년대부터 나온다.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1950년대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이 독도 미역 등의 채취를 위해 제주 해녀 수십 명을 모집해 울릉도를 거쳐 독도로 물질을 갔다는 기록이 있다”며 “제주 해녀의 원정 물질인 셈이고, 그 현장이 독도 앞바다였던 셈이다”고 말했다.

1950~60년대 제주 해녀들은 일정한 대가를 받고 울릉도 주민 등의 요청에 따라 여러 차례 독도로 원정 물질을 나섰다. 한 번에 30~40명의 해녀들이 팀을 꾸려 독도를 찾아 바닷속을 누볐다고 한다.

이들은 독도 서도의 ‘물골’에서 몇달씩 머무르며 물질을 했다는 것. 물골은 독도에서 유일하게 ‘빗물이 나는 천연 동굴이다. 당시 독도를 찾은 해녀들이 숙박시설이 없던 독도에서 씻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는 물골 동굴에 머물며 물질을 했다. 물골로 보이는 한 동굴 앞에 서 있는 제주 해녀의 모습이 찍힌 사진도 있다.

당시 독도 현지에 머물던 제주 해녀들은 지금은 사라진 독도 바다사자(일명 강치)를 인근에서 만나기도 하고 강치를 품에 안고 찍은 제주 해녀의 사진도 기록으로 남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는 감소 추세다. 지난해 말 현재 3437명으로 1년 전인 2020년(3613명)에 비해 4.9%(176명) 줄었다. 절반 이상이 70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도 진행 중이다.